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상속받아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상속세를 납부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배당을 크게 늘릴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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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가 삼성SDS와 합병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함에 따라 이 부회장이 이 같은 방법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노무라금융투자는 4일 삼성전자가 삼성SDS를 합병하지 않는다면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아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한익 노무라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삼성SDS와 합병을 하지 않더라도 삼성그룹이 삼성생명 지분 7.2%를 매도하면서까지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은 없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증권가에서 이 부회장이 대주주인 삼성SDS와 삼성전자의 합병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 3일 투자자포럼에서 삼성SDS와 합병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은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은 전혀 계획하지 않고 있다”며 “이 발언으로 루머를 완전히 잠재울 수 없겠지만 경영진의 입장을 이 자리에서 확실히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배당을 높여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나 연구원은 “삼성SDS를 합병하지 않거나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이 부회장은 상속세를 현금으로 내야한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받는 삼성전자 지분의 상속세는 3조2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이번 결정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배당을 늘릴 가능성은 커졌다”며 “상속법상 이 부회장은 상속세를 3년의 유예기간에 12년 동안 분할납부로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무라 금융투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SDS지분을 일시에 처분하지 않겠지만 삼성전자 배당금으로 상속세를 충당하기 어려울 경우 일부를 처분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나 연구원은 “삼성전자 배당으로 얻는 수익이 충분하지 않다면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을 매년 조금씩 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