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가] 한상범 올레드와 긴 샅바싸움, LG디스플레이 주가 고전

조예리 기자 yrcho@businesspost.co.kr 2019-06-26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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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취임 7년 반, 올레드에 웃고 울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2012년 3월 취임하고 현재까지 약 7년 반 동안 주가가 가장 상한가를 쳤던 시기는 2017년 7월6일이다.

애플이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 공장에 3조 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해외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는 이날 52주 신고가를 썼다.

애플의 확고한 공급사 지위를 따내게 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는 중소형 올레드시장에 수월하게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크게 몰렸던 시기다.

애플발 호재 이후 주가는 3만 원대에 안착하는가 싶더니 이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레드 생산을 위해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야 하니 시장에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부회장이 2018년 주주총회에서 올레드사업에서 기필코 결실을 거두겠다며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음에도 투자심리는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한상범 “강한 자가 아니라 변화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한상범 부회장은 혁신을 중요하게 여긴다. 

올레드에 대한 과감한 투자 또한 이러한 그의 기질을 오롯이 반영하고 있다.

한 부회장이 처음 올레드사업으로 진출을 결정할 때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그는 ‘올레드가 아니면 세계 1위를 할 수 없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해진다.

LG디스플레이 최대 위기에 등판해 회사를 회생시킨 일등공신으로도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2010년 LCD업황 악화로 7분기 연속 적자를 보이며 누적 적자가 1조2천억 원에 이르렀다.

한 부회장은 이때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3분기 만에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세웠고 2015년까지 LG디스플레이 실적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2015년 연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상범, ‘우문현답’ 내세우는 강한 리더

“우려되는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를 네 자로 줄이면 ‘우문현답’이다. 그만큼 현장이 중요하다.”

한상범 부회장은 ‘현장'에 가서 '현물'을 보고 '현실'을 파악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3현주의’를 주요 경영철학으로 앞세운다.

LG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패널의 수율을 빠르게 끌어올려 수익성을 확보한 것도 일주일의 대부분을 구미와 파주 사업장으로 출근해 현장을 살피는 한 부회장의 현장경영이 빛을 본 것이라고 알려졌다.

직원들과 소통에도 힘쓰는 ‘덕장’으로도 평가받는다.

한 젊은 직원이 머리가 점점 빠지자 50만 원짜리 직불카드를 건네며 “탈모병원을 소개해 줄 테니 가보라”고 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직접 병원 예약도 잡아줬다는 말이 나온다.

한상범, 1등 강조하지만 갈 길이 멀다

한상범 부회장은 ‘1등’을 강조하는 CEO로 유명하다.

평소 “1등이 아니면 분하지 않느냐”며 시작한 사업은 끝장을 봐야 한다는 생각을 직원들에게 강조한다고 전해진다.

취임 초기에는 “안녕하세요” 대신 “1등 합시다”라는 구호로 회의 시작과 끝을 내게 했다고 한다.

한 부회장의 이러한 ‘1등 DNA’는 초기에 제대로 작동하며 LG디스플레이 성장과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7년간 전체 성적표는 낙제점에 가깝다. 한 부회장의 취임 당시 LG디스플레이 시가총액은 10조904억 원에서 시작했으나 현재 5조~6조 원대로 반토막이 나있다.

특히 올레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2017년 7월 이후 주가는 역사적 저점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올레드 매출이 전혀 없는 대만 AUO보다도 주가 순자산비율(PBR)이 낮다.

올해는 올레드 투자에 따른 경영 악화로 5년 만에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하며 주주들의 비난도 샀다.

◆ LG디스플레이 주가 변수는 애플과 올레드TV

LG디스플레이 주가를 결정지을 앞으로의 변수는 애플과 올레드TV 두 가지이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 사업의 최고의 호재이자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주가가 가장 많이 출렁이는 지점 또한 애플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다.

이 때문에 한 부회장은 올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애플에 의미 있는 패널 물량을 공급하려 애쓰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품질에 까다롭기로 유명해 품질인증을 받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 부회장은 신제품 아이폰 3개 모델 가운데 하나에 집중해 패널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애플 공급 점유율을 20% 수준까지 높이면 ‘돈 먹는 하마’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실적 개선과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다만 애플이 최근 판매량 부진과 화웨이 제재의 여파로 중국 판로가 차단될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요소다.

이와 함께 올레드TV용 대형 올레드패널의 생산성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LG디스플레이 기업가치를 부양할 수 있는 변수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올레드패널을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이다.

올해 초 LG전자와 협업해 세계 최초 롤러블 올레드TV를 공개했던 시기에 주가는 이례적으로 7거래일 연속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 올레드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인만큼 공급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도 LCD패널에 밀린다.

현재 건설 중인 중국 광저우 8.5세대 공장과 파주 10.5세대 공장을 완공하면 대형 올레드사업은 생산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하며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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