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할지 가능성이 커졌다.
정 명예회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뒤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만큼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통해 재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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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시스> |
정 명예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 (FIFA) 회장의 사임발표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명예회장은 FIFA 차기회장 선거가 실추된 도덕성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명예회장은 “차기 FIFA 회장 선거는 FIFA의 실추된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선거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라터는 당장 물러나야 한다”며 “차기회장 선거에 블라터측 인사가 출마하는 것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30일에도 연임에 성공한 블라터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물러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 명예회장은 미셸 플라트니 유럽 축구연맹(UEFA) 회장과 함께 이른바 '반 블라터' 세력 가운데 대표적 인물로 꼽히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오는 12월 열릴 차기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블라터가 물러난 뒤 나보고 FIFA 회장에 출마할 것이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며 “그 문제는 국제 축구계의 여러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들은 뒤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FIFA 회장이 글로벌 스포츠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의장에 버금갈 정도로 높다. 100년이 넘는 FIFA 역사에서 역대 회장은 8명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정 명예회장이 1994년부터 최근까지 FIFA 부회장과 명예부회장을 맡는 등 국제 축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그가 이번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 스포츠 전문 케이블채널 ESPN 등 외국언론에서도 정 명예회장을 FIFA 회장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했다. 미셸 플라트니 유럽 축구연맹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도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꼽혔다.
정 명예회장이 FIFA 회장에 당선되지 않더라도 선거에 출마하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패배한 뒤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좁아진 상황이다. 정 명예회장이 정치적 재기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