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 (FIFA) 회장이 사임한다.
FIFA를 둘러싼 뇌물 스캔들 수사망이 좁혀오자 결국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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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 (FIFA) 회장 |
블라터 회장의 사임을 놓고 찬성하는 쪽과 우려하는 쪽의 입장이 명확히 갈리고 있다. 그동안 국제 축구계의 갈등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프 블라터 회장이 3일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했다. 지난 5월30일 치러진 FIFA 회장 선거에서 5선 연임에 성공한 뒤 3일 만이다.
그는 17년 동안 국제축구연맹 (FIFA) 수장을 장기집권해 왔다.
블라터는 최근 FIFA를 둘러싼 뇌물 스캔들에 측근들이 대거 연루돼 곤욕을 치렀다.
또 블라터도 이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설이 제기되면서 모국인 스위스와 미국 수사당국이 그를 수사대상에 올려놓자 이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비자(VISA), 코카콜라, 아디다스 등 FIFA의 주요 후원기업들이 FIFA의 개혁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블라터의 사임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블라터의 전격 사임발표에 국제 축구계도 술렁이고 있다.
우선 블라터와 각을 세워왔던 유럽 축구연맹 (UEFA)과 남미 축구연맹 (CONMEBOL) 등에서 일제히 그의 사임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포루투갈의 전 축구스타 루이스 피구는 “마침내 변화가 찾아왔다”며 “나는 그가 이번 FIFA 회장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을 때도 조만간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반면 평소 그와 관계가 좋았던 아프리카와 중동, 러시아 등에서 그의 지지를 더 이상 받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에 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2022년 FIFA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카타르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카타르는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블라터의 큰 지지를 받았는데 온갖 비리가 얼룩져 이번 FIFA 뇌물 스캔들의 중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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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셸 플라트니 유럽 축구연맹 (UEFA) 회장 |
워싱톤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은 블라터의 사임이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권 박탈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블라터가 물러나겠다고 선언하면서 올해 12월 치러질 FIFA 회장 선거에서 누가 당선될지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미셸 플라트니 유럽 축구연맹 회장이다. 그는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대내외 인지도 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
또 지난 선거에서 블라터와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던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와 정몽준 전 FIFA 부회장도 차기후보로 꼽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