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조원태, 한진칼 백기사로 델타항공 얻었지만 안심은 일러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9-06-21 14: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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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으로 KCGI와 표대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주주총회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오늘Who] 조원태, 한진칼 백기사로 델타항공 얻었지만 안심은 일러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조인트벤처 파트너사인 델타항공이 매수한 한진칼 지분 4.3%는 조 회장에게 우호적 지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진칼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조인트벤처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항공이 조 회장의 우군이 된다면 KCGI와 조 회장 일가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이는 2020년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의 무게추는 조 회장에게 기울어지게 된다. 

델타항공이 현재 지분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28.94%(2019년 1분기 보고서 기준)와 델타항공 지분 4.3%를 합친 33.24%가 된다. 

국민연금이 2019년 주주총회에서 상정했던 정관 변경과 같은 특별결의사항의 통과는 사실상 원천봉쇄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특별결의사항의 통과에는 주주총회 참석 주주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2020년 3월 주주총회의 주요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 조 회장의 한진칼 이사직 연임 안건은 특별결의사항이 아니라 일반결의사항이다. 하지만 만약 델타항공이 밝힌대로 한진칼 지분 10%를 확보하게 된다면 특별결의사항 뿐 아니라 일반결의사항에서도 조 회장이 유리해진다. 

델타항공이 지분 10%를 확보하면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모두 38.94%가 된다. 주주총회 참석율이 80% 정도라고 가정했을 때 주주총회 참석주주 과반의 찬성을 요구하는 일반결의사항을 무리 없이 통과시키거나 저지할 수 있는 지분율이다. 

물론 한진칼 주주총회가 열리기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어 조 회장이 아직 승리를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여전히 한진칼 지분 4.11%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조 회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2019년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표를 던지고 결국 연임을 좌절시켰다.

KCGI 역시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이미 2019년 3월 주주총회에서 12%의 지분율로 28.94%를 보유한 조양호 전 회장과 부딪힌 전적이 있다. 조 회장의 연임을 저지시키는 동시에 KCGI에게 우호적 인물을 이사회에 진입시키기 위해 주주총회 전까지 최대한 우호지분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KCGI는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과 관련해 "델타항공이 KCGI와 함께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불법이나 편법행위와 관련해 글로벌 수준의 준법감시수준(컴플리언스)을 적용하도록 공조하기를 희망한다"며 "KCGI는 델타항공에 한진그룹이 다른 글로벌 항공사와 비교해 높은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경영 투명성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감시와 견제 역할을 동료 주주로서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고 델타항공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속문제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한진그룹 경영복귀로 경영권을 둘러싼 조 회장 일가의 갈등은 봉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 사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특히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이 삼남매에게 균등하게 상속된다면 각자가 주주총회에서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서로 더 큰 몫을 차지하기 위한 ‘남매의 난’이 일어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조 회장의 특수관계인에서 이탈하는 지분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상황이 조 회장에게 매우 유리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델타항공이 밝힌 한진칼 지분 매수 목적은 ‘대한항공과 관계 강화’에 불과하고 보유 지분 확대 역시 불확실할 뿐 아니라 주주총회까지 시간도 많이 남아있는 만큼 결과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조 회장측이 유리해졌지만 아직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한진칼 지분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KCGI의 추가 지분 취득, 조 회장의 상속문제, 델타항공의 추가 지분 취득에 따른 법적 문제, 국민연금의 선택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델타항공은 조인트벤처 파트너인 대한항공과 관계를 강화하기(deepen) 위해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으며 규제 승인이 이뤄지면 보유지분을 10%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고 20일 델타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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