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세가 1100만 원대에 올라서며 지난해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발행이 가시화된 데다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어 비트코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선도 자리잡고 있다.
18일 오후 2시10분 기준으로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1BTC(비트코인 단위)당 1100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는 4일 1천만 원선이 무너지며 7일 920만 원선까지 밀렸지만 이후 꾸준히 올라 17일부터 1100만 원대에 안착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 상승은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발행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CNBC는 18일 월가의 레포트 등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19일 새 가상화폐 관련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페이스북의 가상화폐는 각종 메신저를 통해 송금하거나 결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새 가상화폐 프로젝트에 관한 기대감으로 4.24%나 급등하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새 가상화폐 프로젝트를 ‘리브라’로 이름 짓고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리브라 프로젝트는 ‘글로벌코인’으로 알려진 페이스북 가상화폐를 발행하기 위한 컨소시엄 프로젝트로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우버 등이 참여한다.
페이스북은 프로젝트 참가비를 1천만 달러(119억 원)로 정해두고 프로젝트 규모가 10억 달러(1조1900억 원)가 될 때까지 컨소시엄 주주회사를 늘릴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리브라 프로젝트가 그동안 투자대상에만 머물렀던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바꿀 결정적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가상화폐의 대장주격인 비트코인의 시세 상승도 이런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가상화폐업계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관련 기구들이 서둘러 가상화폐의 제도화에 나서는 것도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21일 가상화폐 규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했다. 한국, 미국, 일본 등 가상화폐 주요 거래국가는 모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회원국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가상화폐 관련 거래에 각 나라의 정부가 금융회사에 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나라들은 8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가이드라인에 따른 규제를 마련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내용의 규제안이 마련되면 대형 가상화폐거래소와 시가총액이 높은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규제가 마련되면 중소형 가상화폐거래소와 가상화폐들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소형 가상화폐 투자금들이 비트코인 등 검증된 가상화폐로 몰리며 이들의 시세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트코인 시세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높은 채굴비용 때문에 떠났던 비트코인 채굴자들도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상화폐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이트 비트인포차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속도를 측정하는지표인 비트코인 해시율은 14일 1초당 62EH(해시율 측정 단위)를 넘어서 역대 최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비트코인 해시율이 높을수록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늘어나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함을 뜻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