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실사기한 안에 대우조선해양의 현장실사를 진행하는데 실패했지만 실사를 향한 의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14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현장실사단은 현장실사기한 마지막날인 경남 거제시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기한을 넘겨서라도 현장실사를 마차겠다는 뜻을 내놓았다.
▲ 12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던 조영철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왼쪽)과 강영 현대중공업 전무가 대우조선해양 노조와의 대화가 무산되자 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이 모두 끝나기 전에 반드시 현장실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산업은행과 협의를 거쳐 현장실사 진행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국내외의 기업결합심사나 산업은행과의 지분 교환 등 실무과정이 남아 있어 실제 인수합병은 내년에야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이 기한에 구애받지 않겠다면 시간은 충분히 남은 셈이다.
물론 현대중공업이 현장실사 없이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진행할 수 있다.
애초에 현장실사기한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현장실사 자체도 인수합병과정에서 강제된 법적 절차는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4월1일부터 2달 동안 서류실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이것으로 현장실사를 대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장실사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자산가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인수를 진행하는 것은 현대중공업은 물론 산업은행에도 적지 않은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반대가 심한 상황이라 법적 분쟁의 빌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3일 현대중공업은 14일 안에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실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옥포조선소에 강영 현대중공업 전무가 이끄는 현장실사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옥포조선소의 입구 6곳을 봉쇄하고 실사단의 2차례 진입시도를 저지해 실사에 실패했다.
12일에는 조영철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이 실사단과 함께 거제를 방문했다.
조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을 지배하게 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사내이사다.
실사단은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축소실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노조에 산업은행 관계자, 대우조선해양 경영진과 함께 4자간담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노조가 대우조선해양 인수 철회 없이는 대화하지 않겠다며 제안을 거부했고 실사단은 옥포조선소에 진입을 시도하지 않고 돌아갔다.
조 부사장은 “현장실사를 생략하고 실사를 종결하지는 않겠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반드시 옥포조선소를 실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