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대형 SUV시장에서 G4렉스턴 디젤모델에 승부를 건다.
대형 SUV의 가솔린모델은 차량 무게 때문에 작은 몸집의 SUV보다 연비 부담이 훨씬 높아 쌍용차의 강점으로 꼽히는 ‘가성비’와 맞지 않는 만큼 디젤모델 '한우물'을 판다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쌍용차에 따르면 자동차업계의 예상과 달리 G4렉스턴의 가솔린모델을 출시하지 않는다.
쌍용차 관계자는 “G4렉스턴 가솔린모델은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며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폭넓은 수요층을 공략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소형 SUV인 티볼리와 중형 코란도의 가솔린 모델을 잇따라 내놓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뜻밖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대형 SUV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가 디젤과 가솔린모델을 동시에 두고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심지어 한국GM 쉐보레는 올해 가을 트래버스의 가솔린모델만 출시한다.
하지만 쌍용차는 대형 SUV시장에서 연료비 부담을 크게 느낀 소비자들의 수요가 가성비 높은 디젤모델에 쏠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G4렉스턴 가솔린모델을 과감히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 차량일 수록 연비가 급격히 나빠지는 데다 가솔린모델은 디젤모델보다 연료효율도 떨어지는 만큼 대형 SUV의 가솔린모델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연료비 부담이 훨씬 크다.
이 점은 쌍용차가 티볼리와 코란도에서는 가솔린모델을 출시하면서도 G4렉스턴에서는 출시하지 않는 이유와도 닿아 있다.
대형 SUV를 찾는 소비자 가운데 가솔린모델을 선택하는 이들이 매우 적다는 점도 쌍용차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대개 연비를 최우선으로 꼽는 소비자는 디젤모델을, 정숙성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는 가솔린모델을 선택하는 게 대부분인데 대형 SUV는 다른 SUV 차급과 비교해 가솔린모델이 기대만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형 SUV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팰리세이드를 살펴보면 1~3월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디젤모델이 1만4036대로 가솔린모델보다 1만대가량 더 많이 팔렸다. 팰리세이드는 1~3월에 모두 1만8049대 팔렸다.
디젤모델만 두는 건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파워트레인을 하나로 운영하면 효율적 공장 운영이 가능하고 제품 개발이 수월해지는 등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쌍용차는 대형 SUV시장의 디젤모델 수요만 충분히 확보해도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다른 완성차기업과 비슷한 판매량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G4렉스턴의 가솔린모델은 국내 시장에 적합하지 않다”며 “대형 SUV에 가솔린모델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대형 SUV급에서 가솔린이 팔리는 게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