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LPG 차량의 일반인 판매 허용에 따라 SM7의 판매량을 크게 개선하는 데 성공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새 쏘나타와 K7 등 경쟁 LPG차 판매가 4월 중순부터 본격화했는데 SM7은 이들과 비교해 뚜렷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 르노삼성자동차의 SM7. <르노삼성차 홈페이지> |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의 SM7 판매량이 4월에 급증한 것은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M7은 4월에 601대 팔리면서 3월보다 판매량이 92% 증가했다. SM7의 월별 판매량이 600대를 넘은 것은 2017년 2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LPG모델 판매가 SM7의 판매량 반등의 일등 공신이다. 르노삼성차가 4월에 판매한 SM7 가운데 98%인 588대가 LPG모델이다.
올해 2월부터 SM7의 판매량은 매달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는데 LPG모델의 일반 판매 허용이라는 호재까지 만나면서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차가 이러한 상승세를 이어가기에는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LPG차의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LPG차시장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SM7의 LPG모델을 3월26일부터 일반인에게 팔기 시작했다.
르노삼성차의 뒤를 이어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의 LPG모델을 4월16일부터, 기아차가 K7 LPG모델을 4월18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SM7은 시장에 나온지 8년이 된 노후화한 모델이라 상대적으로 신차인 경쟁 LPG차들과 대결하기 쉽지 않다.
SM7은 2011년 완전변경(풀체인지)된 뒤 2014년에 한 차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를 거쳤을 뿐이다.
동급 경쟁차인 기아차의 K7이 최근 소비자를 대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을 대거 탑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SM7이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의 새 쏘나타 LPG모델을 봐도 SM7보다 몸집은 다소 작지만 가장 최근 출시된 신차라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매력적 선택지로 꼽힌다. 4월 중순부터 판매된 쏘나타 LPG모델만 모두 500대가량이라는 점이 이런 인기를 입증한다.
현대차가 새 쏘나타의 LPG 모델을 택시용으로 내놓지 않겠다고 확정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판매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한 만큼 SM7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르노삼성차의 SM7이 과거 LPG 모델을 출시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린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2015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SM7를 월 평균 200~300대가량 판매했다. 하지만 그해 7월 SM7의 LPG모델을 출시하면서 월별 판매량이 꾸준히 올라 1천 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기도 했다.
LPG차량의 일반인 판매 허용으로 전체 시장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SM7의 판매량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LPG차의 일반인 판매 허용에 따라 LPG차 등록대수가 2018년 204만 대에서 2030년에 282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