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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목, SK에너지 정제수율 조정해 휘발유 마진 수혜 준비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05-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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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이 정제수율을 조정해 휘발유를 포함한 고부가제품의 생산량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휘발유의 수익성이 급격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SK에너지는 휘발유에 특화된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게다가 이란산 원유의 수입도 전면 금지돼 조 사장이 SK에너지의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정제수율 조정이 불가피하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878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경목</a>, SK에너지 정제수율 조정해 휘발유 마진 수혜 준비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1일 SK에너지에 따르면 휘발유 마진 개선의 수혜를 보기 위해 정제수율 조정을 실행할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1~2% 수준의 수율 조정은 곧바로 가능하다”며 “조정 비율을 확대하기는 어렵지만 1~2% 조정만으로도 전체 정제량을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효과는 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는 하루 95만 배럴의 원유를 정제한다. 정제수율을 조정하면 하루 2만 배럴 수준의 휘발유를 더 생산할 수 있다.

이 조치로 얼마나 많은 영업이익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는 없지만 예측은 가능하다.

SK에너지는 2020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짓고 있다. 휘발유를 포함해 하루 4만 배럴의 저유황 경질유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SK에너지는 탈황설비를 통해 연 2천억~3천억 원가량의 영업이익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SK에너지는 정제수율 조정으로 1천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더하는 셈이다.

조 사장이 정제수율을 조정하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를 포함한 경질유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휘발유 수익성의 개선폭이 가파르다. 휘발유-벙커씨유 스프레드(휘발유 가격에서 중간재료 벙커씨유 가격을 뺀 것)는 1분기 2달러 수준에서 4월 마지막 주(4월22일~4월26일) 15달러를 돌파했다.

휘발유 수익성의 개선세는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더욱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월12일 말레이시아 펭게랑 지역의 석유화학 복합설비인 ‘PIC프로젝트’ 가운데 탈황설비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이 프로젝트는 당초 2019년 2분기부터 시험가동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탈황설비가 원유 정제설비에서 화학설비에 이르는 일괄 생산구조의 한가운데 위치한 만큼 이번 사고로 정상 가동시점은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탈황설비가 가동될 수 없다면 앞 과정의 정제설비와 뒷 과정의 화학설비 모두 정상가동되기 어렵다”며 “이 설비의 생산 차질로 5월 중순 즈음부터 등유, 경유, 휘발유 등 중간유분의 마진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3월18일 일어난 미국 엑손모빌과 필립스66의 정제설비 화재도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두 설비는 각각 하루 56만 배럴, 13만9천 배럴의 원유를 정제한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설비의 생산능력을 합치면 2018년 세계 정유설비의 0.7% 수준”이라며 “생산 중단이 장기화되면 정제마진을 의미있게 개선할 수 있는 규모”라고 봤다.

주변환경의 변화도 조 사장의 정제수율 조정을 결단하도록 재촉한다.

3일부터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 강화로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금지된다.

SK에너지는 연 960만 배럴의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수입한다. 한화토탈의 1900만 배럴,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 석유화학회사인 현대케미칼의 1100만 배럴 다음가는 양이다. 순수 정유사 가운데는 가장 많은 양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다.

이란산 원유가 두바이산 원유, 서부텍사스산 원유 등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원유들보다 적게는 2달러, 크게는 6달러까지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SK에너지는 수익성을 보전할 방안이 필요해진다.

하반기부터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유 황함량규제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휘발유 마진 상승세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된다.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함량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를 시행한다.

이에 선박회사들은 하반기부터 경유나 휘발유 등의 선박연료유를 축적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에너지는 이 규제에 대비해 탈황설비를 짓고 있지만 완공시점이 2020년 4월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부터 시작될 휘발유 마진 개선의 수혜를 본격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조 사장은 탈황설비가 완공되기 전까지 정제수율을 조정하는 것으로 업황 변화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 시기가 빠를수록 수혜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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