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19-04-15 13: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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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에게 장자연사건의 불똥이 튀었다.
홍 회장은 2009년 장자연사건 수사 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장자연사건의 증인인 윤지오씨가 홍 회장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다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 경제기자 출신 홍선근, 민영 뉴스통신업계 거물
15일 언론계에 따르면 장자연사건의 증언자로 나선 윤지오씨가 홍 회장의 이름을 입에 올리면서 홍 회장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홍 회장은 민영 뉴스통신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갖춰 언론계에 영향력이 작지 않다. 이 때문에 윤씨 발언의 파장이 더욱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홍 회장은 1960년생으로 경기 평택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나왔다. 1984년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워싱턴특파원, 경제부 차장, 논설위원을 거쳤다.
1999년 한국일보에서 함께 활동한 박무 전 머니투데이 대표와 함께 머니투데이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후 스타뉴스, 머니S, 더벨, MTN 등을 설립하며 사업을 확대했다.
홍 회장은 2011년 뉴스1 설립, 2014년 뉴시스 인수로 민영 뉴스통신시장의 최대 사업자가 됐다. 국가 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와도 어깨를 견주게 됐다.
홍 회장은 2015년 연합뉴스와 갈등 끝에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머니투데이가 정부 지원이 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에만 이뤄지는 데 문제를 제기하면서 두 언론은 서로를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자 홍 회장은 연합뉴스를 방문해 박노황 사장과 면담하고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연합뉴스는 내부에 구성한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 가동을 중단했고 머니투데이는 연합뉴스를 비판한 기사를 삭제하기로 했다. 이에 반발한 머니투데이 계열 기자들이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자 홍 회장은 사의를 밝혔다.
대표 자리를 내려놓았으나 이 해 연말 홍 회장은 언론인 최초로 일자리 유공을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머니투데이에서 3년 동안 25%, 6년 동안 40%로 고용이 증가한 점을 인정받았다.
홍 회장은 머니투데이 지분 15.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는 박 전 대표와 가족에 비해 지분이 많지 않았으나 박 전 대표 타계 이후 2007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지분을 늘려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 윤지오 발언 일파만파, 홍선근 법적 대응 나서
윤지오씨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13번째 증언’ 북콘서트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홍 회장이 경찰 수사 대상자로 지목됐을 때 홍 회장으로부터 꽃을 배달받았다고 밝혔다.
▲ 윤지오씨가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책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씨는 “경찰수사 당시 꽃이 배달돼 무서웠던 게 사실”이라며 “어떻게 보면 스토킹인데 집을 아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날 머니투데이 계열사인 뉴시스, 뉴스1 기자들과 설전을 벌였다. 기자들은 윤씨의 책에서 사실관계가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과 꽃을 보낸 것이 홍 회장이 분명히 맞느냐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윤씨는 “홍 회장이 맞다”며 “내가 우습냐”고 반문했다.
이에 앞서 윤씨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장자연 증언자, 윤지오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회장이 장자연사건으로 조사받았다는 사실을 꺼냈다.
윤씨는 홍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함을 경찰에 넘겼고 이에 따라 경찰이 2009년 홍 회장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당시 홍 회장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했는데 홍 회장이 윤씨와 식사자리에서 만났지만 장자연씨의 성추행사건이 벌어진 장소에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오늘이 윤씨의 발언을 보도하자 홍 회장은 윤씨와 식사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도된 이백규 뉴스1 사장, 유승호 머니투데이방송 사장과 함께 이 발언을 기사화한 미디어오늘 기자를 10일 검찰에 고소했다.
머니투데이 계열사인 뉴시스는 8일 기자수첩에서 장자연사건과 관련해 윤씨의 증언에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윤씨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뉴시스는 이튿날 기사를 삭제했다.
윤씨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홍 회장과 관련한 발언에 해명을 요구받자 “뉴시스는 저에게 말도 안 되는 모함을 하고 사과하지 않았는데 왜 내가 해명해야 하느냐”고 맞섰다. 그는 또 홍 회장에게 “본인이 떳떳하다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 고소를 취하하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