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삼성물산에서 보유한 삼성SDS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사들이면서 삼성그룹 내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삼성물산이 계열사 지분 매각대금을 활용해 삼성전자의 지분을 사들일 수도 있다.
백광재 교보증권 연구원은 3일 "삼성물산이 현재 보유한 삼성SDS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가치는 13조 원 이상"이라며 "장기적으로 지분을 보유할 이유가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백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계획을 포기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인적분할을 추진한다면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을 합병해 삼성그룹 내 지주회사로 만드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계획을 공식적으로 포기한 뒤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
백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이런 상황에서 삼성SDS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보유할 이유가 크지 않아 삼성전자 또는 외부에 매각해 지분관계를 정리하는 일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삼성SDS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대량으로 보유하면서 삼성그룹 내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백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다면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자금을 확보해 그룹 내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지배구조 개선작업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SDS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물산과 나눠 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22.58%,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은 31.39%다. 삼성물산은 삼성SDS 지분 17.08%,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를 소유하고 있다.
백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다면 주가가 재평가될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