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결실을 거두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장사업에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계열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큼 LG전자 전장사업이 본격화하면 계열사 전반의 신사업이 힘을 받을 수 있다.
▲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
2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LG전자의 전장사업 성과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전자 자동차 전장사업은 수주가 매출액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올해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과 전기자동차용 구동부품, ADAS(첨단 운전자지원 시스템) 등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주잔고는 50조 원 수준이다.
수십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수주잔고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초기 사업비용, 원재료 부담, 저가 수주 등의 문제로 사업이 수익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VS사업본부는 출범 이후 2015년 4분기에 잠깐 흑자를 낸 뒤 지금까지 계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LG전자는 최근 고객사의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장사업이 하반기부터 본격적 이익구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LG전자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한 현대자동차의 신차 제네니스 ‘G90’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해외 주요 고객사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전기자동차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G90은 현대차 제품 가운데서도 최상위 세단 브랜드에 속하기 때문에 이번 계약으로 LG전자가 인포테인먼트 제품 기술력을 인정받았는데 G90이 판매에서 선전하면서 LG전자 전장사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을 디지털 전장제품으로만 구성하는 디지털콕핏 시장도 열리고 있어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경쟁력이 부각될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인공지능회사 등과 협력해 인공지능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관련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새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진행해 장기적 수익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사업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제품에 LC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LG전자 전장부품 원재료에서 LG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이른다.
지난해까지는 LCD 패널만 납품했지만 LG디스플레이가 자동차용 중소형 올레드(POLED) 패널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LG전자와 자동차용 올레드 디스플레이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자동차용 패널 수주잔고는 LCD와 올레드 패널을 포함해 8조~9조 원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자동차 중소형 올레드 라인이 가동하는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올레드 패널을 본격적으로 납품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 롤러블 TV를 개발한 기술을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LG전자 주력 제품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열린 세계 IT(정보기술)전시회 ‘CES 2019’에서 차량 뒷자석 엔터테인먼트(RSE)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영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사업이 자동차용 올레드 라인 가동에 힘입어 가파르게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도 스마트폰시장에서 확보한 멀티플 카메라 모듈 기술로 차량용 카메라 모듈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열릴 자율주행 자동차시장에서는 형상정보 인식을 위한 카메라 장착이 필수기 때문에 LG이노텍이 자율주행 자동차 카메라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5G통신이 시작돼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점에서 광학 솔루션의 성장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