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를 계기로 해외 완성차기업이 중국시장에 전기차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등 세계 완성차기업에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와 LG화학에 기회가 될 수 있다.
▲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일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축소가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의지는 아직 강력하다"고 바라봤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기차에 일괄적으로 지급하던 보조금을 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만 지급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정책 변화를 확정했다.
정 연구원은 중국이 현지 전기차와 배터리업체의 기술력 상승과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 축소를 결정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정부의 공격적 전기차 확산정책으로 보조금 지출이 늘어 재정 부담이 커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로 줄어든 현지업체의 전기차 공급 물량은 대부분 기술력이 앞선 글로벌 상위 완성차기업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정 연구원은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는 현지 자동차기업의 저성능 전기차 출하량 감소를 이끌 것"이라며 "글로벌 자동차기업에는 큰 상관이 없는 문제"라고 바라봤다.
정 연구원은 삼성SDI와 같이 기술력과 고객사 기반을 확보한 배터리업체가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독점해 성장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세계 주요 완성차기업이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맞춰 중국에 고성능 전기차 수출을 늘리면서 기술력이 앞선 한국 배터리업체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정 연구원은 "지금까지 중국 전기차시장은 현지 브랜드가 장악해 왔지만 올해부터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침투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경쟁력이 부족한 중국 중소업체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SDI는 BMW와 폴크스바겐 등 완성차기업에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도 세계 완성차업체를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가 올해 유럽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매출을 큰 폭으로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화학도 올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매출이 크게 늘고 본격적으로 이익도 내기 시작하면서 '수확철'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정 연구원은 "중국 전기차시장의 고급화는 한국 배터리업체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