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시청 앞에 짓기로 한 행복주택 건설계획을 보류했다. 전국 최대 규모로 조성 예정이던 부산 행복주택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시청 앞 행복주택’ 건립사업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부산시는 부산시 연제동 부산시청 앞 핵심 역세권에 1800채의 행복주택을 건립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1800채 중 50%를 신혼부부에게 공급하고 국공립 어린이집, 공동육아나눔터를 건립해 육아친화형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전국 최대규모 행복주택사업이다.
부산 행복주택은 2018년 12월 착공신고를 마치고 본격적 공사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행복주택이 들어설 연제동 주민을 비롯해 부산 연제구 의회가 행복주택 건립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연제동 주민들은 인근 지역이 이미 재개발로 1만5000세대나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인구가 늘어난만큼 공공시설을 더 늘려야 한다며 행복주택에 들어설 부지에 지역주민을 위한 체육공원 및 문화체육시설이 건립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연제구의회도 2018년 12월 시청 앞 행복주택 부지에서 행복주택 건립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구의회 의원 전체 의견을 모아 행복주택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부산시청 앞 행복주택은 부산시 핵심 역세권을 주거취약층에게 제공하기 위해 전임 서병수 시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착공신고까지 한 사업을 변경하면 지원받은 국비 일부를 반납해야 한다. 시공사인 GS건설의 반발도 컸다.
그런데도 오 시장은 결국 결국 행복주택사업 재검토를 지시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행복주택 주변지역의 개발여건과 환경이 많이 바뀐 상황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검토하고 보완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행복주택 건립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처음 계획보다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행복주택 건설이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포기되거나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은 부산시 만은 아니다.
신연희 전 서울 강남구청장은 재직 당시 강남 수서동에 행복주택을 건립하려는 서울시에 반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신 전 구청장이 낸 소송은 2018년 12월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각하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