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들은 '모잠비크 프로젝트'에서 생산하는 가스를 나르는 데 쓰이게 된다. 아나다코는 이미 LNG 구매자들과 계약을 마치고 2~3개월 안으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아나다코의 헬렌 라임스 대변인은 “입찰 진행 과정의 구체적 사항은 기밀이지만 배를 직접 발주하기보다는 선주들과 장기 용선계약을 맺을 계획”이라며 “최종 투자 결정 이후 선주들에게 입찰 초대장(ITT·Invitation to Tender)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모잠비크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북부 로부마 분지(Rovuma Basin)에 미국 아나다코와 엑손모빌(ExxonMobil)이 각각 짓고 있는 거대한 LNG터미널 2개 덕분에 세계 최고 수준의 가스 수출국이 될 날도 머지 않았다.
2월21일에는 아나다코 프로젝트 현장 근처에서 이슬람 반군으로 추정되는 무리로부터 프로젝트 관계자 1명이 참수당하고 6명이 다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사업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모잠비크 정부는 2017년부터 이슬람 반군과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아나다코는 성명을 통해 모잠비크 정부가 이 지역의 보완에 추가 조치를 한 만큼 프로젝트 일정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나다코가 원하는 선박크기는 17만CBM 규모로 조선3사에 친숙한 크기인 데다 조선3사가 지난해 글로벌 LNG운반선 발주량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주도 싹쓸이할 가능성이 높다"며 "상반기 중으로 대규모 수주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며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까지 대규모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월 기준 17만4천CBM급 LNG운반선의 건조가격은 척당 1억8500만 달러 정도다. 16척이면 지금 시세로 30억 달러에 이르는 셈인데 조선3사가 건조가격을 더 높여 부를 수도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수주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수주전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제외)은 2월 기준으로 4억6200만 달러치를 수주하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보다 43.2% 줄었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들어 현재까지 13억 달러, 대우조선해양이 11억 달러치를 수주한 것과 비교해 다소 뒤쳐진다.
삼성중공업은 조선3사 가운데 올해 수주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1월까지만 해도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기준으로 단일 조선소로서 글로벌 수주잔량 3위였는데 LNG운반선을 줄줄이 수주하면서 2월에는 2위로 올라섰다. 현대중공업은 수주잔고 451만5천CGT를 보여 3위로 밀려났고 1위는 대우조선해양( 584만6천CGT)이 차지했다.
엑손모빌이 쇄빙 유조선 4척의 건조를 맡길 조선사로도 삼성중공업이 강력한 후보자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안정적 수주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랜 고객인 그리스 최대 해운사 안젤리쿠시스그룹으로부터 올해 LNG운반선 3척을 수주했고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주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