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선거쟁점으로 커질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다.
24일 정관계에 따르면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최근 부산시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
민주당 지도부는 “인천공항과 역할을 분담할 수 있는 영남권 신공항을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국토교통부가 아닌 총리실에서 영남권 신공항을 다시 검토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문승욱 경남 경제부지사 등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영남권 신공항 건설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공항을 확장해도 영남권 신공항으로서 기능을 할 수 없다”며 “김해공항 확장안은 동남권의 미래를 수렁에 빠뜨린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김해공항 확장을 그대로 추진하는 방향에 무게를 싣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김해공항 확장안은 대구와 부산 등 5개 시도가 기존에 합의한 사항”이라며 “정치적 이유로 이미 정리가 다 된 일에 자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영남권 신공항이 벌써부터 여야의 쟁점으로 떠오르게 된 것은 2020년 예정된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의식한 결과라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이 2020년 총선에서 비교적 당세 확장 가능성이 높은 부산경남 지역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김해공항 확장 백지화와 영남권 신공항 재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의 국회의원 의석 수는 한국당 21석, 민주당 2석, 바른미래당과 대한애국당 각각 1석으로 한국당이 압도적 우세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부산경남 지역은 한국당 22석, 민주당 9석, 미래당 1석으로 대구경북 지역과 비교해 비교적 민주당의 비중이 높다.
한국당 부산시당은 “
오거돈 시장과 민주당이 2020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영남권 신공항 추진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신공항 문제를 ‘선거용 미끼상품’으로 활용해 시민을 농락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영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갈등의 주 무대가 한국당의 텃밭인 경상도인 만큼 민주당의 영남권 신공항 지원을 ‘영남권 분열 시도’로 규정하면서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소속 국회의원 21명은 “영남권 신공항은 ‘김해공항 확장’과 ‘대구 통합신공항’으로 확정됐다”며 “이 2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지연된다면 국론 분열 수준의 지역 갈등이 재현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