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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4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4일 오전 청와대 면회실을 방문해 대통령 면담을 직접 신청했다. 제1야당 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해 면담신청서를 작성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일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놓고 박근혜 대통령을 압박해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안 대표 본인의 정치적 위상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를 방문해 청와대 면회실에서 직접 면담신청서를 작성했다. 면담신청서의 방문 대상에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 방문 사유는 ‘기초공천 폐지를 비롯한 국정 정국 현안 긴급 논의’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고란에 ‘4월7일(월)까지 답변 부탁드린다’고 기재했다.
안 대표의 이번 행보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놓고 박 대통령에게 제안한 회담 수용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초선거 공천폐지 문제 등 정국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아무 대답을 내놓지 않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안 대표가 이번에 김한길 공동대표와 동행하지 않고 혼자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일대일 구도를 부각시켜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청와대를 방문해도 면담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보다 안 대표가 잘 알 것이다. 그런데도 면담신청서를 직접 작성하는 모습을 보여준 이유는 계속 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되레 부각시켜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면담신청서를 작성한 뒤 박준우 정무수석과 만났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의석 130석, 국민 40%의 지지를 받은 제1야당인 만큼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하는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답을 해 주시는 것이 맞다”며 “다음 주 월요일까지 가부만이라도 답을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안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1야당 대표가 아니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면담 신청을 하러 왔다”며 “4월은 정국현안, 민생현안이 많은 만큼 그런 긴급 현안을 논의해야할 사항이라 여러 경로를 통해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청와대 방문에 대해 여당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함진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문전박대 정치쇼를 벌여 동정표를 얻어 보겠다는 심산은 아닌지 의아하다”며 “진정 기초선거 공천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면 대통령에게 달려갈 것이 아니라 여당과 당 대 당 차원에서 논의하는 게 순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에서 “사전 약속도 없이 무작정 박 대통령과 면담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 예우조차 무시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무례한 정치행태”라며 “당내 신경민 최고위원과 소장파들의 무공천에 대한 반발을 잠재우고 대통령을 정쟁으로 끌어들이려는 꼼수”라고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