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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라면의 '역사' 삼양은 왜 추락했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4-04 18: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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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라면의 원조는 삼양라면이다. 그 원조의 위상이 형편없이 흔들리고 있다. 후발주자인 오뚜기에게도 밀리고 있다.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이 창업주를 대신해 회장에 오른 뒤 불과 4년 만에 3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왜 원조는 흔들리는 것일까?

  50년 라면의 '역사' 삼양은 왜 추락했나  
▲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는 196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라면을 내놓았다. 그는 “국민을 위해 애국하는 마음으로 라면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이후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에서 라면 기술을 들여왔던 것이다.

전인장 회장은 2010년 회장에 취임하면서 삼양식품을 종합식품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신사업 진출과 신제품 개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전 회장은 그 뒤 외식브랜드 호면당 인수, 제주우유 인수, 시리얼 시장 진출 등 사업확장에 주력했다. 라면시 장을 제쳐놓고 다른 곳에 관심이 많은 전 회장을 보면서 업계는 전 회장이 라면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삼양식품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떨어졌다. 지난해 11.6%로 내려앉았다. 대신 오뚜기가 13.5%를 차지했다. 오뚜기에서 2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50년 라면 역사이기도 한 삼양식품의 추락이었다.

지난해 월간 단위로 볼 때 3월에 점유율이 9.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삼양라면이 공업용 소기름으로 라면을 만든다고 파동이 일었던 1989년에도 점유율은 10%대를 유지했었다.

지난해 5월 팔도에도 뒤져 4위로 추락하기도 했다. 50년 역사상 4위까지 추락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날개 없는 추락이고 위기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업이익도 전 회장이 들어선 뒤 크게 떨어졌다. 2009년 250억 원에서 2013년 101억 원으로 하락했다. 그나마도 지난해 말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2012년 76억 원에서 회복한 수치다.

전 회장은 1992년 삼양식품에 입사한 뒤 경영관리실과 기획조정실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31세에 사장이 돼 레저와 부동산개발 등 사업다각화를 주도했다.

전 회장이 전체 매출의 80%를 라면 매출이 차지하는 삼양식품의 매출구조 개편에 나선 것은 어쩔 수 없는 변화라는 시각도 있다. 1985년 농심에게 라면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뒤 삼양식품은 농심의 신라면이나 오뚜기의 카레처럼 확실한 1위 제품이 없었다. 이 때문에 전 회장의 신사업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동정도 받는다.
  50년 라면의 '역사' 삼양은 왜 추락했나  
▲ 1963년 처음 출시된 삼양라면(좌)과 최근 삼양라면(우)

하지만 전 회장이 비난받는 건 라면시장에서 위상 추락과 신사업의 경영실적 악화가 전부는 아니다. 전 회장은 오너 일가의 도덕적 해이 문제로 비난을 받기도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삼양식품에 26억24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계열사인 내츄럴삼양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이유다.

내츄럴삼양은 삼양식품의 대주주(지분 33.3%)이면서 전인장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비상장사다. 삼양식품은 내츄럴삼양을 통해 이마트에 라면을 납품하면서 통상보다 높은 판매장려금을 줬다.

내츄럴삼양은 이마트에 주는 장려금의 차액만큼을 이익으로 남겼다. 그 금액이 70억2200만 원에 이른다. 내츄렬삼양이 삼양식품의 대주주인 만큼 실적을 올려 오너 일가의 배를 불리려고 했던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인장 회장의 아들인 전병우 씨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 비글스도 논란거리다. 비글스는 삼양식품이 2011년 11월 나가사끼 짬뽕이 이마트 판매 1위라는 허위 보도자료를 내 삼양식품 주식이 오르는 사이에 삼양식품의 주식을 사고팔면서 40억 원이 넘는 차익을 챙겼다.

비글스는 이전에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수혜주로 삼양식품 주가가 폭등하는 사이 지분을 매각해 42억 원의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전병우 씨가 20세밖에 되지 않았고 비글스가 사실상 유령회사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오너 일가가 주식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비글스는 내츄럴삼양 지분 26.8%를 보유하고 있어 전 회장의 부인인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지분 42.2%)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사실상 비글스가 삼양그룹의 지주회사 격이다. 전 회장도 내츄럴삼양 지분 21.0%를 보유하고 있는 3대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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