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원 상상인 대표이사가 골든브릿지증권 인수를 통해 상상인을 금융그룹으로 키우는 데 속도를 낸다.
13일 상상인에 따르면 3월 말 골든브릿지증권은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구성원과 회사이름을 새롭게 정한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정례회의에서 상상인의 골든브릿지증권 인수와 관련한 안건을 통과시키자 상상인이 골든브릿지증권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유 대표는 숱한 고비를 넘기며 골든브릿지증권을 마침내 인수하게 된 만큼 앞으로 금융계열사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상상인은 컴퓨터시스템 설계자문사업을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2012년 세종저축은행, 2016년 공평저축은행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금융업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상상인의 금융업 비중은 전체 매출 가운데 67.9%에 이를 정도로 금융 계열사 비중이 크다. 사실상 그룹의 정체성이 정보통신에서 금융업으로 변해가고 있는 셈이다.
유 대표는 골든브릿지증권을 그룹 계열사인 저축은행과 연계해 상상인의 금융업 비중을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상인이 저축은행을 통해 주식연계대출과 주식담보대출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를 인수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을 세워 둔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은 지난해 컴퓨터시스템 설계자문업에서 상반기 손실 80억 원, 3분기 손실 72억 원가량을 연이어 봤다. 2017년 이후 꾸준히 적자를 보고 있다.
주력이었던 컴퓨터시스템 설계자문업의 매출이 갈수록 하락세를 보이면서 유 대표로서도 상상인의 금융업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인수 역시 유 대표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금융당국이 상상인저축은행의 대량주식 보고의무 위반을 문제 삼자 상상인의 골든브릿지증권 인수구조에서 상상인저축은행의 출자를 제외하는 자구책도 내놨다.
현재 상상인은 골든브릿지증권 지분 26.1%를 보유하고 있고 제이원와이드가 23% 정도를 쥐고 있다. 제이원와이드는 유 대표가 100% 지분을 들고 있는 회사다.
당초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이 각각 6.5%가량의 골든브릿지증권 지분을 인수하려던 것에서 구조가 바뀐 것이다.
유 대표는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될 때마다 강한 인수의지를 나타내며 압박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 대표가 지난해 초 골든브릿지증권의 인수계약을 맺은 뒤 수차례 인수가 무산될 위기에서도 꾸준히 인수의지를 보여왔다”며 “이번에 금융당국과 의견이 잘 조율되면서 인수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