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이동걸, 대우조선해양 매각 놓고 지역사회 반대에 부담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9-03-05 15: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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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앞두고 노조와 지역사회의 강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과거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을 때 노조의 방해로 정밀심사를 하지 못해 결국 인수가 무산된 적도 있다.
 
[오늘Who] 이동걸, 대우조선해양 매각 놓고 지역사회 반대에 부담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물론 경남지역 노동계와 시민단체,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이 노조는 물론 지역사회를 만나 직접 설득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본계약 체결까지 사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설득할 수 있는 마땅한 카드도 없다.

노조는 매각 철회 혹은 고용 100%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이 회장으로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지분이 넘어가면 고용은 현대중공업에서 결정할 문제다.

다만 이 회장은 여러 차례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이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줄여온 만큼 이제 더 이상 인력을 줄일 필요성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놓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당장 인력을 감축할 필요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두 회사의 효율화를 추진하다 보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한 뒤 STX조선해양과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노조의 반발에 부딪쳤다. 당시에는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노조를 설득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놓고 노조가 반발하자 연이어 광주 공장을 방문해 노조 관계자와 면담했다. 자구안 제출을 놓고 STX조선해양 노조와 갈등을 겪자 성주영 수석부행장을 현장에 보내 노조를 계속 설득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뿐만 현대중공업 노조, 경남지역 노동계와 시민단체, 정치권에서 반발하고 있는 점 모두 큰 부담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4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 시장은 “지역경제 파탄 우려를 지우는 신뢰할 만한 대안 없이 일방적으로 매각 절차가 진행돼서는 안된다는 것이 거제시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 해결을 위한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도 4일 출범했다. 이들은 출범식에서 “밀실 협상 내용을 공개하라”며 매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도 같은 날 이동걸 회장을 만나 노조와 대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국회에서 이 회장을 만나 “지역사회에 아무런 설명 없이 독단적으로 강행했기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투쟁 강도를 낮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투쟁으로는 일자리를 지킬 수 없다”며 노조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격’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이유로 이번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본계약이 이뤄지는 8일 현대중공업 노조 가운데 간부급이 7시간 파업하고 서울 계동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인수 중단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같은 날 전 조합원이 파업하고 청와대와 세종로 앞에서 집회와 행진을 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본계약 이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실사를 물리적으로 저지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2008년에도 한화그룹의 인수에 반발하며 정밀실사 거부투쟁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한화그룹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노조의 거부로 정밀심사도 하지 못하면서 결국 인수가 결렬됐다.

인수가 결렬된 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방해해서 실사를 하지 못한 것으로 그 책임은 산업은행 측에 있다”며 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2월 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조는 물론 지역사회를 만날 뜻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의 유지나 단체, 협력업체들, 지자체장도 언제든 필요하다면 만날 것”이라며 “만나 이야기도 듣고 설득할 것은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노조를 향해서는 “2천 명이 몰려오고 산업은행 어린이집에 계란을 던지고 내 차를 막아서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한다면 노조를 만나지 않겠다”며 “그러나 진지하게 대화를 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 만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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