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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안전사고 여파가 커질 기미가 보이자 사고수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번 사고가 자칫 국토부의 특별감사로 이어질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사업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 김수천, 사고수습에 안간힘
아시아나항공은 17일 사고가 난 인천~히로시마노선 운항을 4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기간 히로시마노선 운항과 관련된 안전절차를 재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손보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운항중단 결정이 아시아나항공에서 자체적으로 나왔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 노선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하고 있다. 운항을 중단할 경우 예약한 승객들의 불만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운항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3년 7월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인명사고가 난 뒤에도 운항을 계속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시 사고발생 3개월 만인 10월부터 자체적으로 운항편수를 줄이는 감편에 들어갔다.
당시 사고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컸던 것을 감안하면 사고 사흘만에 운항중단 조치를 취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수천 사장은 야마무라 아키요시 안전보안실장(부사장)과 함께 히로시마를 방문해 사고 여객기 승객과 가족, 일본국민들은 물론이고 히로시마총영사관, 히로시마현청사 등 유관기관을 찾아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안팎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훈련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감사를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이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를 계기로 다양한 안전증진 작업을 벌였는데도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조종사 훈련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이상이 발견되면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제2의 저비용항공사 ‘서울에어’의 연내출범 등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사업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아시아나항공, 비용절감이 사고로 이어졌나
아시아나항공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경우 비슷한 사고가 또 벌어질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게시판에 최근 “샌프란시스코 사고 뒤 무엇이 바뀌었나”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조종사는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 뒤 안전담당 전문가인 일본인 부사장이 영입됐지만 인사권이 없어 제도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부사장이 의욕적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외부출신이라는 이유로 회사 내에서 의견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비용절감을 위해 안전문제에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조종사는 아시아나항공이 “훈련교재를 제대로 갖춰놓지도 않고 PDF파일로 교재를 줬다”며 “아이패드 등 태블릿PC가 없는 사람은 훈련시간에 훈련내용 자체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PDF파일을 인쇄하려고 해도 회사에 용지조차 제대로 갖춰놓지 않았다”며 “이런 회사가 어떻게 대형 항공사라고 할 수 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회사가 비용절감을 위해 조종사들을 지나치게 위험한 근무환경으로 내몬다는 불만도 나왔다.
조종사들이 몇 년에 걸쳐 히로시마공항을 가기 전에 다른 국제선 왕복근무를 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건의했지만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히로시마공항 사고기를 조종한 기장은 사고당일인 14일 1시간30분 거리를 왕복비행한 뒤 오후 6시30분 출발하는 히로시마행 항공기를 이어서 조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조종사는 “히로시마공항이 샌프란시스코공항과 마찬가지로 위험하다고 지정된 특수공항인데 조종사들이 국제선을 왕복한 다음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바로 투입돼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종사들이 매년 비행 스케줄이 위험하거나 휴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개선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회사사정으로 개선이 어렵다’는 답변만 왔다”며 조종사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