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이병모 대한조선 대표이사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추천했다.
홍 회장은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추천한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 출신인 이병모 대한조선 대표이사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에 내정해 돌려막기식 인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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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모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후보자이자 현 대한조선 대표이사 |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에 이병모 대한조선 대표이사를 추천했다고 14일 밝혔다.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표이사 후보자를 추천했다"며 "경영진추천위원회의 결의가 완료되면 5월 말 이전에 후보자를 신임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모 대표는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대표는 1982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해 경영혁신담당 상무와 생산지원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 조선업 일반과 경영, 인사분야에 능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그뒤 2011년 7월부터 대우조선해양이 위탁경영한 대한조선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러나 대한조선이 지난해 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위탁경영에서 용역계약으로 전환됨에 따라 지난 1일 부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상법상 동일인이 지배회사와 위탁을 받는 회사간 임원을 겸임할 경우 계열사로 판단되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월부터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명되기도 했다.
산업은행 관리 아래에 있는 조선업계 사장들이 계속 이동하고 있어 '돌려막기식' 인사라는 지적도 일부에서 나온다.
홍기택 회장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정성립 STX조선해양 사장을 내정했다. STX조선해양도 산업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조선사다.
이런 이유로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자리에 이병모 후보자가 추천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찌감치 나돌았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지분을 각각 31.5%, 48.25% 보유하고 있다.
대한조선도 지난해 10월 법정관리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산업은행의 영향권 안에 있다. 산업은행이 이병모 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을 대한조선 대표로 보내 위탁경영을 해왔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대한조선의 최대 채권자로서 사장 선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금속노조경남지부와 STX조선지회는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채권단의 원칙없는 사장 교체와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다.
STX조선해양은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경영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313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전년동기에 비해 줄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투입된 채권단 자금은 3조 원으로 추가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STX조선해양은 중형유조선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특수선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