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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연설 후폭풍 거세, 정부여당 속으로 부글부글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4-09 16: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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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연설 후폭풍 거세, 정부여당 속으로 부글부글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한 대표연설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유 원내대표는 이전부터 안보분야는 보수적이지만 경제분야는 진보적인 시각을 보여왔다.

유 원내대표는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전면적으로 비판하며 보수진영에서 경제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것을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에서 나온 진보적 목소리를 환영했다.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공식적 논평을 내지 않았지만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재계 역시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못했으나 불만을 나타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유 원내대표의 연설을 아주 의미있게 들었다”고 언급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유 원내대표의 연설을 환영했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우리나라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 명연설”이라고 이례적으로 극찬했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도 “증세없는 복지의 허구를 고백한 것은 집권여당 대표로서 용기있는 진단”이라며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나아가자는 제안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공식논평을 자제했다. 당론과 일치하지 않은 유 원내대표의 돌발적 발언에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문제 제기이지 당의 방침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가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학자 출신으로서 견해”라며 “당내 조율이 끝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재계는 여당 이상으로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여론몰이를 위한 포퓰리즘적 발언”이라고 혹평했다. 대체적으로 개인의 견해를 원칙적 수준에서 드러낸 것으로 특정기업을 지목한 것은 아니며 정부정책으로 나타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축소 해석하는 분위기다.

여론의 반응은 뜨겁다. 여당 원내대표가 공식연설에서 재벌개혁을 말하고 정부정책 실패를 인정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조국 서울대학교 교수는 9일 트위터를 통해 “냉전, 반공, 수구를 넘어선 OECD 수준의 보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조 교수는 “새누리당은 두 개의 혀가 있다”며 “경제정책 관련해 최경환도 있고 유승민도 있다. 범진보진영이 배워야 할 것”이라고 진보진영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수정당이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며 “가진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으며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것을 인정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중부담 중복지를 제시하며 부자증세와 법인세 인상을 언급했다. 유 원내대표는 “부자와 대기업이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내고 존경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이 전제가 돼야 한다”며 “재벌이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재벌대기업은 정부특혜와 국민희생으로 오늘날의 성장을 이뤘다”며 “천민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재벌도 법 앞에서 평등함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연설 후폭풍 거세, 정부여당 속으로 부글부글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유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학자의 소신이라는 의견과 총선을 겨냥한 좌클릭 행보라는 의견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유 원내대표가 당내 2인자에서 주도권 다툼을 위한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을 “박 대통령도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말했다”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조국 교수 역시 “선거용으로 써먹고 승리하면 폐기하는 언사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해 선거용 일회성 발언이 될까 경계했다.

유 원내대표가 차기대선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당내 차기대선 구도는 김무성 대표가 약 10% 남짓 지지율로 앞서 있고 이완구 국무총리,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 등이 뒤따르고 있다.

하지만 야권의 문재인 대표처럼 누구 한 명이 압도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 원내대표가 재보선과 내년 총선을 잘 치른다면 충분히 유력한 대선주자가 될 수 있다.

특히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대표적 표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유 원내대표가 2월 원내대표에 올랐을 때 대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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