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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왜 경영개선 못하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4-08 1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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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왜 경영개선 못하나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왼쪽)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영사정이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합병으로 탈출구를 모색했으나 실패했다. 그뒤 각자 활로를 찾고 있으나 여전히 깜깜한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도 해외사업 확대로 놀랄만한 성장을 이룬 기업이다. 두 회사가 2012년 이룬 매출은 26조 원, 영업이익은 1조9천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두 회사는 최근 몇 년 동안 해외사업장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상당한 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두 회사가 거둔 총 매출은 22조 원, 영업이익은 3400억 원으로 줄었다. 불과 2년 만에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80% 이상 감소한 것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삼성중공업에서 잔뼈가 굵었다. 삼성중공업의 주요 자리를 거쳐 2012년 연말 인사에서 삼성중공업 사장에 올랐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삼성중공업 출신이다. 박 사장은 2013년 8월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됐다.
 
두 사장은 중공업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경영인인 셈이다. 그런 백전노장들이 왜 경영악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 삼성엔지니어링, 저가 수주 후유증에 빠져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해외사업장의 대규모 손실이 원인이었다. 특히 원가율을 정확히 산정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수주한 것이 화근이 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9년에서 2012년 사이에 해외에서 304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2011년 국내 건설사 가운데 해외건설 수주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후발주자인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건설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놀라운 수주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저가수주 덕분이었다.

저가수주는 삼성엔지니어링을 옭아맸다.

대표적인 곳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가스전이다. 이 공사는 2조9천억 원의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막상 공사를 시작해 보니 현지에서 자재와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공기가 지연되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다. 결국 원가율이 100%를 넘어 2천억 원의 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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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2014년 4월 이라크 플랜트 수주 계약을 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타크리어 CBDC 정유 프로젝트는 대안설계를 통해 수주단가를 낮췄으나 상세설계 과정에서 설계변경이 불가피해졌고 기자재와 물량이 더 들어가며 역시 비용이 2천억 원이나 늘어났다.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알루미늄플랜트, 쥬베일 정유플랜트, 미국 휴스턴 다우케미칼 화공플랜트 등에서도 공기지연이 발생해 4천억 원대 손실을 입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사업장에서 부실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잠재부실 가능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결국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받아야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수주전략을 변경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 6조3천억 원으로 수주가 반토막났다. 부실확대를 막기 위해 보수적 수주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무작정 수주하기보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에 나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에도 역시 6조4천억 원을 수주해 2012년 수주액 13조1천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수주부진으로 당분간 실적 반전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 삼성중공업에게 독이 된 성장동력, 해양플랜트

삼성중공업 실적악화의 원인은 해양플랜트에 있다. 무리한 해양플랜트 수주가 실적에 독으로 작용했다.

삼성중공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황이 부진하자 해양플랜트로 눈을 돌렸다. 기존 주력사업인 상선은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해양플랜트에 역량을 집중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비중을 2008년 32%에서 2012년 88%까지 끌어올렸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해양플랜트 수요가 갈수록 늘어난 데다 해양플랜트 한 기당 수십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컸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기술력과 경험을 충분히 쌓지 않고 해양플랜트사업을 확장한 결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저가에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부족한 설계기술 때문에 시공도중에 원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가운데 드릴십 분야에 먼저 뛰어들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삼성중공업은 1998년 심해용 드릴십을 처음 건조하는데 성공해 경쟁사들보다 10년 일찍 드릴십사업을 시작했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까지 세계 드릴십시장에서 점유율 40%대를 유지했다. 고수익을 내는 드릴십 덕분에 실적도 견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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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1월22일 백석현 SK해운 대표이사와 LNG선 2척 건조 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드릴십시장에 진출하고 드릴십 발주가 감소하자 삼성중공업은 부유식원유생산설비(FPSO)나 액화천연가스플랜트(FNLG) 등 다른 해양플랜트 수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이런 해양플랜트들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

해양플랜트사업은 공사 하나당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손실규모도 막대하다. 일부 사업장의 손실규모는 매출의 15~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호주 해양가스 생산설비(Ichthys CPF)와 나이지리아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하역설비(Egina FPSO)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냈다. 1분기에만 이 두 곳의 사업장에서 5천억 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삼성중공업은 그 결과 지난해 3625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삼성중공업은 유가하락으로 해양플랜트 발주 자체가 줄어들면서 수주실적도 추락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32억 달러로 2013년 89억 달러의 35% 수준에 그쳤다. 전체 수주 감소액 60억 달러 가운데 해양플랜트 수주 감소액이 57억 달러를 차지했다.

◆ 올해는 버틴다, 내년은 나아질까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실적도 밝지 않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올해까지 저조한 실적을 유지한 뒤 내년에야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중공업은 적자를 보고있는 나이지리아와 호주 사업장 매출비중 증가로 올해까지 저수익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수익을 내는 드릴십 매출비중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18%로 떨어지고 나이지리아와 호주 사업장 매출은 지난해 10%에서 올해 20%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 수주잔량 연수가 2003년 초 이후 처음으로 1.5년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반전을 기대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적자 프로젝트 매출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생각보다 부진할 것”이라며 “드릴십과 FLNG 발주 급감으로 실적둔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저마진 프로젝트가 진행중에 있고 추가수주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삼성엔지니어링은 2년 동안 해외수주액이 매출을 밑돌아 올해와 내년 성장둔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겠지만 여전히 낮은상태로 답보 중”이라고 진단했다.

두 회사가 이런 상황이다 보니 두 회사가 다시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을 재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합병 추진설을 부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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