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를 상대로 한 제재조치를 강화하면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도 큰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외국언론이 분석했다.
31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미국기업의 핵심 부품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 스카이웍스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마이크론 등 반도체기업에서 통신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전력반도체 등 스마트폰 부품을 수급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는 닛케이아시안리뷰를 통해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 부품 확보망이 무너진다면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가 큰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과 중국, 중동 등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화웨이의 가파른 성장으로 판매량과 점유율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카날리스 분석에 따르면 2018년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7년보다 7.2% 줄어든 반면 화웨이의 판매량은 34.5% 급증하며 점유율 차이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시장에서 화웨이에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기 유리한 위치에 놓이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제재조치를 반길 만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무역과 관련된 기밀을 유출하고 금융사기를 벌였다는 혐의 등을 들어 제재에 나섰다.
하지만 사실상 중국 정부와 무역협상에서 화웨이를 볼모로 잡아 두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화웨이가 올해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점유율을 크게 좁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부품 확보가 어려워지면 삼성전자가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점유율 회복을 위한 사업전략 변화에 나선 점도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CEO는 최근 외국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르면 2019년 말에 삼성전자를 뛰어넘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수도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급성장에 대응해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평균 성능을 크게 강화하는 등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해외 진출에 선두주자 역할을 하는 화웨이가 힘을 잃는다면 오포와 샤오미 등 다른 중국업체의 시장 확대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국가에서 보안 문제를 이유로 들어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반입을 꺼리면서 5G 통신장비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잡고 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상대로 제재를 강화함에 따라 스마트폰사업에서도 큰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화웨이가 미국 부품업체의 기술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스마트폰 경쟁력 저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대안을 찾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