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적자부문 브랜드를 축소하고 성장성이 높은 스포츠의류에 힘을 싣는다.
세계적으로 패션산업이 정체된 가운데 스포츠의류시장이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데 대응해 브랜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24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워렌 버핏 운동화로 알려진 미국 러닝 브랜드인 ‘브룩스러닝’의 유통망을 확대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실적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패션사업에서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스포츠의류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3일 실적공시를 통해 2018년 매출 1조7590억 원, 영업이익 250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2017년보다 매출은 0.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2%나 줄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브랜드별 경쟁력을 높여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동절기 평균기온 상승으로 겉옷(아우터) 판매가 줄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수익성도 악화했지만 매출 정체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매출은 2015년부터 1조7천억 원대에서 제자리걸음 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런 매출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패션 트랜드인 ‘에슬레저(운동+여가)’로 정체된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최근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동에 필요한 의류나 운동화 등의 판매도 늘어나 이런 수요를 잡아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한국패션사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애슬레저시장은 2019년 2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2009년 5천억 원에서 2016년에 1조5천억 원으로 7년 만에 3배가량 규모가 커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8년 9월 브룩스러닝과 계약을 맺고 국내 독점 사업권을 획득한 뒤 가로수길 인근에 브룩스러닝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아직까지 브룩스러닝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알려지고 있어 초반 판매 분위기는 좋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브랜드인 ‘빈폴아웃도어’를 ‘빈폴스포츠’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등산에만 국한된 이미지를 스포츠로 넓히기 위한 것이다.
적자 브랜드를 철수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9일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론칭한 '노나곤' 브랜드를 운영 5년 만에 중단했다.
또 2012년 YG엔터테인먼트와 51대 49로 공동 투자해 설립한 네추럴나인을 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세계 패션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스포츠패션사업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스포츠 상품뿐 아니라 유통망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