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들을 인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에 롯데캐피탈까지 묶어서 매각하는 ‘패키지딜’을 원하고 있는 데다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롯데그룹이라는 점을 정부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 회장은 3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롯데캐피탈까지 인수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하다”며 “롯데손해보험 단독 인수는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롯데그룹 금융계열사를 모두 인수하는 ‘패키지딜’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임에 따라 BNK금융지주가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 가운데 일부라도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에 이어 롯데캐피탈까지 매물로 내놓으며 금융 계열사를 모두 정리하기로 결정했는데 매각 방식으로는 패키지딜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세 회사를 모두 인수하기 위해서는 약 2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보통주자본 6조8906억 원, 보통주자본비율 9.78%를 나타냈다.
은행들은 올해 바젤위원회의 자본비율(바젤III) 규제로 9.5%의 보통주 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에 매우 근접해 있는 수치다.
2조 원이 넘는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 등을 하게 된다면 보통주 자본비율을 지키기 어렵게 된다.
게다가 2천 명이 넘는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 직원들도 부담이다. 이는 BNK금융그룹 직원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정부도 BNK금융지주의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 인수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롯데지주 외 특수관계인(11.14%)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BNK금융지주가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를 인수하면 롯데그룹이 여전히 금융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할 것”이라며 “롯데그룹이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으로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BNK금융지주의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인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시선은 KB금융지주, 한화그룹,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패키지딜을 고려하고 있는 회사들로 몰리고 있다.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증권은 최근 이 회사들에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의 투자설명서(IM)를 보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