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이 지지부진한 부동산금융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금융위원회에 부동산신탁업 인가를 신청하고 내년 3월 예비인가 결과 여부를 받는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3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결과를 받아봐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부동산금융사업 성과가 신통치 않았는데 이번 부동산신탁업 진출에 성공하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그동안 대신금융그룹이 부동산회사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동산금융사업을 공격적으로 벌여왔다.
대신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맡고 대신저축은행이 자금 조달, 대신자산운용이 부동산 관련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는 방식으로 각 계열사 역량을 한 데 모으며 부동산금융사업을 적극 펼쳐왔다.
여기에 부동산신탁업까지 손에 쥐면 기존 부동산금융업에 더해 부동산을 관리하고 개발하는 역할까지 맡을 수 있게 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신금융그룹이 이번 부동산신탁업까지 영위하게 되면 건설회사가 담당하는 시공업만 제외하고는 시행업, 자금 조달, 펀드 구성 등 부동산금융업 대부분의 방면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으로서는 주춤했던 부동산금융업의 부흥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느껴질 만 하다.
이 회장은 2011년부터 저축은행, 우리F&I, 한국창의투자자문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비증권업을 중심으로 대신금융그룹 덩치를 불려왔다.
하지만 야심차게 뛰어들었던 ‘나인원 한남’의 성과가 지지부진하면서 부동산금융업에서 적지않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나인원 한남은 대신금융그룹이 부동산금융에 특화하며 도약하기 위한 시험대로 꼽히던 사업으로 대신증권의 자회사인 대신F&I가 개발을 맡고 시행은 대신F&I의 100% 자회사인 디에스한남이 맡았다.
대신금융그룹의 계열사들이 전방위적으로 참여한 데다 개발과 시행까지 맡은 야심찬 사업이었으나 초기 분양이 순조롭지 못하면서 이자 부담 등 부작용이 많았다.
이번 부동산신탁업 인가에서 대신증권이 관문을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신청한 회사 가운데 증권사는 대신증권과 함께 유진투자증권, 부국증권, 신영증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대신증권은 그동안 부동산금융업에 가장 많은 공을 들여온 증권사로 꼽히는 만큼 인가를 받을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현재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신청한 그룹은 크게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 증권사(단독 또는 컨소시엄), 개인 주주 및 자산운용사로 나뉜다.
금융당국이 형평성을 고려해 각 업권에 인가를 나눠 내줄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사실상 대신증권의 경쟁자는 다른 중견 증권사들인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