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향후 2년 동안 모두 14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시설 투자를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에 쓰이는 패널과 퀀텀닷 올레드(QD-OLED) 기반 대형 TV 패널, 와이옥타 공정 기반의 중소형 올레드 등 신기술을 적용한 올레드 패널의 생산 투자가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삼성전자가 반도체업황 악화에 대응해 시설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설비 투자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신규 생산 투자를 벌이지 않고 기존 생산공장의 보완에 4조 원 정도를 투자할 것올 추정됐다.
하지만 2019년 생산 투자비용은 6조5천억 원, 2020년 투자비는 7조7천억 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2분기부터 퀀텀닷 올레드 패널의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하반기부터 애플 아이폰에 공급할 와이옥타 패널과 관련한 설비 투자를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퀀텀닷 올레드패널은 퀀텀닷 LCD TV와 올레드 TV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패널 기술이다.
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 올레드의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와이옥타 패널은 중소형 올레드 패널에 터치패널을 일체형으로 생산하는 기술로 패널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애플은 2020년 출시하는 아이폰 모든 제품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와이옥타 기술 채용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등 고객사의 접는 스마트폰 출시 확대에 맞춰 2020년부터 폴더블 올레드 패널 생산 투자를 본격화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며 "애플과 구글 등 대형 IT기업도 2020년부터 접는 스마트폰의 출시 경쟁에 가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에만 약 14조 원 가까운 시설 투자를 벌여 중소형 올레드 패널 생산물량을 크게 늘렸지만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해 올해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올해 크게 축소됐던 시설 투자가 내년부터 다시 늘어나는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패널의 수요 반등을 자신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 LCD 패널 공장 일부를 올레드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LCD 공급 과잉을 일부 해소할 수 있어 업황 전반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