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직급 간소화 추세와 정반대로 직급 수를 늘리는 직급체계 개편을 추진한다.
기존 L0~L4 등 5개 직급으로 이뤄진 직급체계를 P1~P10 등 10개로 늘리는 방안이다.
12일 KB국민은행 노조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기존 직급체계를 폐지하고 새 직급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노조와 논의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3년 말 창구영업직과 일반직을 단일 직군으로 통합해 L0~L4 등 5개 직급으로 직급체계를 개편했다.
이번 10단계 직급체계 개편은 은행은 물론 금융권에서 직급체계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을 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이런 방향은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직급체계 간소화와 정반대로 개편하는 것이다.
다른 회사들은 대부분 직급 간소화와 수평적 조직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또 많은 직급으로 승진의 여러단계를 거치게 돼 직급별 기본급을 동결하는 페이밴드제도를 우회적으로 강화하는 효과를 낳아 노조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KB국민은행 직급 개편방안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허 행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 직급이 L0부터 L4까지인데 대부분 평생 3번 승진하는 게 전부”라며 “직급을 다양화해서 승진하는 기쁨을 주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가 반대하고 있어 실제 도입 여부는 불확실하다.
노조 관계자는 “한 번 하기도 어려운 승격을 9번으로 늘리려 하는 방안을 회사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정해진 기간에 승진하지 못하면 기본급이 동결되는 페이밴드 역시 직원들에게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