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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택배사업 진출로 택배기사 '직접고용' 메기효과 낳을까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8-12-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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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택배사업 진출이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택배회사들의 택배기사 ‘직접고용’ 확대의 메기효과를 낳을까?

9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상거래업체 쿠팡의 택배사업 진출이 다른 택배사들의 고용형태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쿠팡 택배사업 진출로 택배기사 '직접고용' 메기효과 낳을까
▲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

쿠팡은 최근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CLS)를 설립하고 국토교통부에서 허가를 받았다. 

쿠팡의 9월 기준 누적 배송상품 수는 2억6100만여 개다. 2017년 택배시장 전체 물량이 23억1946만 개라는 것을 살피면 쿠팡의 자체 물량만 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쿠팡로지스틱스는 한동안 쿠팡의 자체 물량을 처리하는 데 집중하고 점유율 확대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 택배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 등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쿠팡이 당장 택배시장의 경쟁 심화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쿠팡이 경쟁사를 제치고 택배 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3자 물류를 확대하면 강점으로 내세웠던 물류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고 CJ대한통운 등 상위 택배업체를 뛰어넘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쿠팡의 택배사업 진출이 줄 영향은 단순히 시장 경쟁 심화에 한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대부분 택배회사는 택배기사를 간접고용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 대부분 택배기사의 신분은 택배회사가 아닌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된다. 

반면 쿠팡은 모든 배송기사를 직접고용하고 있다. 쿠팡은 쿠팡로지스틱스 역시 쿠팡과 마찬가지로 모든 배송인력을 직접 고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의 가장 큰 강점으로 여겨지는 것이 배송기사 직접고용에 따른 ‘쿠팡맨’과 ‘로켓배송’이라는 것을 살피면 택배시장에서 쿠팡의 영향력 강화에 따라 다른 택배회사들도 택배기사 직접고용의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CJ대한통운 물류터미널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택배기사들의 처우와 관련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살피면 택배기사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DHL, UPS, FedEx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택배회사 역시 대부분 직접고용 형태로 집배송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국내 택배회사들도 1990년대 초반 국내에 택배산업이 막 들어왔을 당시에는 대부분 직접고용 형태로 택배 노동자를 고용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B2B(기업 대 기업) 위주의 택배에서 B2C(기업 대 소비자) 위주의 택배로 택배시장이 재편되면서 택배회사들은 점점 대리점을 사이에 끼고 특수고용노동자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고용형태를 바꾸기 시작했다.

간접고용은 B2C 위주의 사업 재편에 따른 물량 불안정성 위험을 대리점과 택배기사에게 전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고와 관련된 책임에서 한 발 물러설 수 있다는 간접고용의 장점은 점점 희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간접고용이 사고 책임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택배노조에게 노동조합 설립필증을 교부하며 택배회사와 택배노동자 사이의 사용-피사용 관계를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직접고용은 일반적으로 간접고용보다 많은 인건비가 든다. 연간 급여성 비용과 비용 증가율이 간접고용의 계약단가와 증가율보다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와 생산성 측면에서는 직접고용이 간접고용보다 우월할 수 있다. 

최시영 아주대학교 공학대학원 물류경영전략 교수는 "정규직원은 거의 고정된 지역에서 집하와 배송을 하기 때문에 지역을 숙지하기 쉽고 고객과 친밀도도 높아 서비스 측면에서 간접고용보다 우월하고 가끔씩 방문하는 기사보다 생산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다만 서비스와 생산성 차이가 임금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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