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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이 내 집값도 떨어뜨린다, '기후 리스크' 막을 탄소세 도입 요구 커져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6-04-01 13: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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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이 내 집값도 떨어뜨린다, '기후 리스크' 막을 탄소세 도입 요구 커져
▲ 2023년 9월 미국 뉴욕시에서 쏟아진 유례없는 규모의 홍수와 노후화된 인프라 문제가 겹치면서 곳곳에서 침수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에서는 차들이 침수된 도로 위에 그대로 버려져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로 발생한 기상이변에 재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반을 넘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다.

이에 기후 리스크가 높아지며서 나타나는 자산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로 탄소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일 기후의제 연대그룹인 기후정치바람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시도 만 18세 이상 시민 1만 78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51.4%는 '기후위기가 내 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자산 종류는 농어업, 제조업, 자영업 등 사업소득이 37.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부동산(22.5%), 금융자산(14.3%), 근로소득(9.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기후정치바람은 농어업 비중이 높은 도 단위 지역에서는 사업소득 비중이 높았으나 광역시 등 인구가 밀집된 도심지에서는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영향을 받았다고 답한 비중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이 기후 리스크 영향 대상이 됐다는 인식의 전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시민들이 이제는 기후변화가 일상적이고 삶에 실질적 위협이 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기후재난으로 재산 피해를 입었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공공기후보험'을 도입하고 있다.

기후 리스크가 부동산의 실질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식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 프라이스워터쿠퍼스(PwC)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2026 부동산 실전 트렌드'를 보면 최근 부동산에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기후 리스크'가 꼽힌다.

PwC가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 다음으로 기후 리스크를 부동산 가칭 가장 중요한 평가 지표로 지목했다.

이에 PwC는 이미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는 기후 리스크 노출도가 높은 자산, 탄소 배출 집약도가 높은 자산은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후변화 영향으로 폭염, 홍수, 해수면 상승 등 물리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실소유주들의 운영 비용과 보험료 부담까지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도 '지속가능성과 기후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자산손실률은 2050년 기준 평균 2%에 그칠 수 있으나 그 가치는 평균 2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우라 니시카와 'MSCI 지속가능성과 기후 연구개발' 대표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금융 손실에 증가함에 따라 물리적 리스크의 가격이 시장에서 다시 책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이변이 내 집값도 떨어뜨린다, '기후 리스크' 막을 탄소세 도입 요구 커져
▲ 기후정치바람에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탄소세 도입 여론을 나타낸 도표. <기후정치바람>
기후정치바람 설문조사 응답자들도 기상이변에 따른 재난을 자산 가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응답자 가운데 63.9%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탄소세를 도입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세금에 부정적인 보수적 응답자들로 한정해도 찬성률은 61.2%로 과반을 한참 넘었다.

에너지전환 시민단체인 로컬에너지랩의 신근정 대표는 “기후위기 대응은 개별 피해를 보상하는 수준을 넘어 소득과 재정을 함께 설계하는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며 “탄소세 찬성 의견은 그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탄소세를 걷은 재원으로 기후 위기 대응에 필요한 인프라에 투자해 개별 자산 피해도 예방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미국에서는 뉴욕주, 버몬트주 등 주 정부들이 나서 기업들을 상대로 탄소세를 부과해 시민들의 자산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2024년에 제정된 '기후 슈퍼펀드'법으로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큰 기업들에 직접세를 징수한 뒤 확보한 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해 기후대응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뉴욕주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기후 슈퍼펀드는 매년 30억 달러(약 4조5300억 원)를 징수해 25년 동안 750억 달러(약 113조3100억 원)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케이시 호철 뉴욕주지사는 슈퍼펀드법 발표 당시 "기록적 폭우, 폭염, 폭풍 등이 발생할 때마다 환경을 오염시켜온 기업들에 의해 발생하는 수십억 달러의 규모 피해는 점점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슈퍼펀드는 기업들에 책임을 묻고 지역사회와 경제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 시설 및 기타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의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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