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T의 위약금 면제 종료로 촉발됐던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전은 지원금 축소와 함께 빠르게 식어가고 있지만, LG유플러스 해킹 이슈와 갤럭시 S26·아이폰18 출시라는 변수로 경쟁 재점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KT의 위약금 면제 조치를 계기로 촉발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전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며 지원금 축소와 함께 경쟁 열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 해킹 이슈에 대한 정부 조치 가능성과 갤럭시 S26·아이폰18 등 주요 신형 단말기 출시 변수가 남아 있어 올해 가입자 유치 경쟁이 다시 불붙을 여지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이 종료된 14일을 기점으로 이동통신 3사는 일제히 지원금 정책을 보수적으로 전환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31일부터 올해 1월13일까지 이어진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이탈 가입자를 흡수하기 위해 약 20만 원 수준의 현금 지급을 포함한 공격적 리베이트를 내걸었다.
하지만 위약금 면제 기간이 끝나자 번호이동을 통해 신규 단말기를 구매하더라도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부담해야 개통이 가능한 구조로 다시 돌아갔다.
SK텔레콤과 KT는 갤럭시 S25 시리즈의 개통 지원금을 기존 100만 원대에서 50만 원 수준으로 낮췄고 LG유플러스도 60만 원 수준으로 조정했다.
KT는 가입자 방어 차원에서 면제 기간 동안 지원금 기준 요금제를 10만 원대에서 6만 원대로 낮췄지만, 기간 종료와 동시에 다시 10만 원대 요금제로 복귀했다.
한 이동통신 판매점주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지원금이 40만 원가량 내려갔다”며 “SK텔레콤과 KT는 50~60만 원 수준이고, LG유플러스도 60~70만 원 선”이라고 말했다.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휴대전화 개통 상담 소비자로 붐볐던 현장 분위기도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15일 저녁 찾은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상가는 불과 일주일 전과 비교해 상담을 받는 소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한 매장 점주는 “손님이 거의 없어 문을 열어야 할지 고민할 정도”라며 “위약금 면제 기간이 끝나자 문의 전화부터 끊겼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가 짧은 기간 동안 마케팅 비용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경쟁을 벌인 만큼, 당분간은 지원금 정책을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T 위약금 면제 발표를 기점으로 경쟁이 일부 과열됐지만 마케팅 경쟁은 위약금 면제 종료 후 진정될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3사 모두 통신 본업 효율화, AI 투자, 주주환원 확대에 집중하고 있어 무리하게 경쟁을 끌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 KT 위약금 면제 조치가 끝난 지난 15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집단 상가에서 상담받는 소비자 숫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
다만 올해 이동통신 시장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통신사들이 이번 가입자 경쟁을 통해 성과를 내는 동시에 한계를 확인하면서 향후 보다 전략적 경쟁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유치전에서 알뜰폰(MVNO)을 포함해 16만5370명의 KT 가입자를 대거 흡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해킹 사고 이전에 유지하던 가입자 점유율 40%선을 회복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KT도 31만2902명의 가입자 이탈을 겪으며 지난해 SK텔레콤 해킹 사고 당시 누렸던 반사이익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신형 단말기 출시라는 대형 이벤트가 통신 3사 간 경쟁을 다시 불붙일 변수로 꼽힌다.
상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 갤럭시 S26 시리즈와 하반기 등장할 애플 아이폰18은 교체 수요를 동반할 가능성이 커서 통신 3사가 다시 한 번 마케팅 경쟁에 나설 여지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향후 LG유플러스 해킹 사고 은폐 의혹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와 이에 따른 정부 당국의 조치가 나올 경우, SK텔레콤이나 KT 사례와 마찬가지로 가입자 이동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이후 첫 번째 플래그쉽 단말기인 갤럭시S26이 출시된다”며 “SK텔레콤의 점유율 회복 전략에 따라 마케팅 과열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