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동차 전면 유리에 투명 OLED가 적용된 차량용 디스플레이 가상 이미지. < LG디스플레이 > |
[비즈니스포스트]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내년 ‘투명 올레드(OLED)’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본격적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장은 투명 OLED의 투명도를 70%까지 끌어올려 확장현실(XR) 기기를 비롯해 차세대 모빌리티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6조4천억 원에서 2030년 32조8천억 원으로, 연평균 38.6%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투명 디스플레이는 주로 프리미엄 매장과 박물관 등의 사이니지(광고판)와 같은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한정된 수요만 있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글라스 등 증강현실(AR) 웨어러블 기기 사용자가 2억 명을 넘어서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투명 디스플레이 수요가 급격히 확산할 전망이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배경과 조화되면서도 제품과 콘텐츠를 겹쳐 보여줄 수 있는 특징이 있어 스마트글라스와 같은 차세대 기기에서 활용도가 높다.
특히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투명 OLED를 주목하고 있다.
LG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6’에서 투명 OLED 패널을 전면 유리에 적용한 ‘인공지능(AI) 기반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인다.
이 기술은 AI가 실시간 길 안내와 도로 상황 등 필요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해 미래 모빌리티에서 픽수적인 인터페이스로 꼽힌다.
| ▲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내년 ‘투명 OLED’ 제품 기술력 강화를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정 사장은 ‘투명 OLED’ 제품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삼고, 기술력 강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중국 광저우 공장을 매각해 액정디스플레이(LCD) 사업 철수를 마무리하는 등 적자 늪에서 탈출하고 OLED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재편했다.
지난 6월에는 경기 파주 LCD 일반산업단지에 OLED 신기술 개발을 위한 7천억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도 결정했다.
이는 기술 진입 장벽이 높고 고부가가치 산업인 OLED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투명 OLED 시장에서 제품 양산 단계까지 진행한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 경쟁사들도 LCD, 마이크로LED 등으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양산이나 투명도 기술력 등에서 LG디스플레이를 앞서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개발 초기 30% 수준이었던 투명도를 현재 45%까지 끌어올렸으며, 연구개발(R&D) 단계에서는 이미 50%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 사장은 빠른 시일 내에 자동차 전면 유리 상용화 가능 수준인 투명도 70%를 달성,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투명 OLED 기술 개발은 2026년 정기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최영석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부사장은 생산 현장의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수율을 잡아내는 데 탁월한 ‘엔지니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부사장은 제품 개발부터 양산에 이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투명 OLED 제품의 기술력을 보완할 뿐 아니라, 안정적 양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모도인텔리전스 측은 "투명 디스플레이의 수요 급증은 자동차 안전 의무화, 소비자 경험 향상, 증강현실(AR) 하드웨어의 급속한 확산과 관련이 있다"며 "기술 발전으로 제조 비용 곡선이 낮아지면서 새로운 사용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