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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대만 총통선거 나선 궈타이밍, 재벌 경영권 포기의 대실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9-06-10 14: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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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은 2020년 열리는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며 ‘대만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1974년에 전자부품 제조업체로 설립한 홍하이정밀(폭스콘)을 대만 최대 전자업체로 키워낸 뒤 대선까지 도전하는 궈 회장의 이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오늘Who] 대만 총통선거 나선 궈타이밍, 재벌 경영권 포기의 대실험
▲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

궈 회장은 2019년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집계 기준으로 대만 최고 부호이자 세계 억만장자 257위에 이름을 올리며 경영에 큰 성공을 거둔 대기업 오너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과감하게 대선 출마를 계기로 홍하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궈 회장의 결단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10일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홍하이는 궈 회장이 퇴임 의사를 밝힌 뒤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체제를 꾸리기 위한 준비작업과 새 CEO 선임절차를 밟고 있다.

오너경영자인 궈 회장이 45년 동안 이끌던 홍하이를 전문경영인의 손에 맡기는 것은 기업 역사상 가장 큰 변화가 될 수밖에 없다.

홍하이 관계자는 로이터를 통해 “더 이상 한 사람이 기업 경영에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게 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궈 회장이 4월에 선거 출마계획을 밝힌 뒤 홍하이 주가는 현재까지 약 24%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악영향도 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궈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궈 회장의 경영 포기는 총통 선거라는 큰 도전을 위한 일인 만큼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로 오너 일가 중심으로 이뤄지는 아시아지역의 재벌기업 경영체제에서 오너 일가가 전문경영인에 권한을 완전히 위임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궈 회장의 자녀들도 이전부터 홍하이의 경영과 거리를 두고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지 않았다.

포브스의 올해 집계 기준으로 세계 매출 21위의 거대 기업인 홍하이가 이런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은 세계 재벌기업이 모두 주목할 만한 중요한 선례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오늘Who] 대만 총통선거 나선 궈타이밍, 재벌 경영권 포기의 대실험
▲ 대만 타이페이의 홍하이정밀(폭스콘) 본사.

홍하이가 전문경영인체제로 바뀐 뒤 실적 증가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강력한 권한을 지닌 재벌기업 오너가 반드시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힘을 잃게 될 수도 있다.

궈 회장의 자녀도 홍하이와 관련 없이 각자 스스로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도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궈 회장의 공백이 홍하이에 큰 타격으로 돌아온다면 재벌기업에서 오너경영인의 역할에 정당성이 더욱 높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홍하이 주주들은 궈 회장의 경영공백과 관련해 더 확실한 해답을 얻어야 한다”며 “궈 회장의 총통 선거 출마로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홍하이가 11일 증권시장 상장 이후 28년만에 처음으로 주주총회를 열고 후계구도 선임과 관련한 발표를 예고한 점도 주주들의 이런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궈 회장은 홍하이에 대규모 변화를 지속적으로 이끌며 성장을 주도했다”며 “주주들이 궈 회장의 후계자에 무역분쟁 등 위기 대응방안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총통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궈 회장은 당내 후보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낙선하더라도 홍하이 경영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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