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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석용 '영광' 권오준 '고난', 2015 전문경영인 명암

이계원 조은아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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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15년도 재계는 다사다난했다. CEO들에게 어려움이 참 많았다. 오너 경영권 분쟁부터 인수합병(M&A), 실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까지 초대형 이슈들이 재계에 끊이지 않았다.

CEO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실적을 끌어올리고 현안을 풀어가느라 그야말로 고군분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편집국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2015년 이슈의 중심에 섰던 CEO들의 한 해를 정리했다.

연재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2015 오너경영인 BEST & WORST/최태원 신동빈
[2] 2015 전문경영인 BEST & WORST/차석용 권오준
[3] 분야별 CEO UP& DOWN/전자
[4] 분야별 CEO UP& DOWN/중공업
[5] 분야별 CEO UP& DOWN/자동차
[6] 분야별 CEO UP& DOWN/소비자유통
[7] 분야별 CEO UP& DOWN/금융
[8] 분야별 CEO UP& DOWN/IT&엔터테인먼트  

CEO는 외로운 자리다. 전문경영인들은 더욱 그렇다. 매해 경영실적을 받아들 때마다 좌불안석이 된다.

2015년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시작됐다. 회사마다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부담은 어디나 마찬가지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올해 LG그룹 인사에서 유임돼 국내 최장수 전문경영인인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퇴임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K뷰티를 이끄는 대표주자지만 LG생활건강은 화장품사업에서 2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과 견줘 손색이 없는 경영실적을 냈다. 중국 소비시장 둔화와 메르스 악재를 이겨낸 것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015년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철강산업 전반이 침체되는 상황에서 포스코는 실적 악화, 주가하락은 물론 전임 경영자들에 대한 비리 수사까지 이어졌다.

권 회장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며 실적개선에 힘을 쏟았으나 아직 약효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차석용 '영광' 권오준 '고난', 2015 전문경영인 명암  
▲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 차석용, 최고의 한해를 보내다

LG생활건강 주가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LG생활건강 주가는 2013년 초 64만 원대에서 지난해 6월 42만 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중국 화장품시장 성장과 생활용품시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LG생활건강은 올해 화장품업계 라이벌 아모레퍼시픽보다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 주가는 올해 11월 황제주로 등극했다.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 순위도 연초 23위에서 16위로 뛰었다.

LG생활건강은 3분기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차석용 부회장은 2005년 LG생활건강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차 부회장이 취임한 뒤 회사 시가총액은 무려 37배 이상 불어났다. 매출은 41분기째, 영업이익은 42분기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차 부회장이 운이 좋은 사람이기 때문일까?

올해 화장품산업은 부침이 유독 심했다. 중국시장 성장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 역력했고 메르스 여파에 휘청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LG생활건강이 올해 좋은 실적을 낸 것은 차 부회장의 역량 덕분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차 부회장은 ‘인수합병(M&A)의 귀재’로 유명했다. 그가 취임 이후 성사시킨 인수합병만 15건이 넘는다. 차 부회장은 올해도 CNP차앤박화장품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오너 영향력이 막강한 국내 기업환경에서 전문경영인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차 부회장의 과감한 인수합병 전략은 경기상황이 불확실했던 올해 더욱 빛이 났다. LG생활건강이 화장품은 물론 식음료를 포함한 생활용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점이 안정적 매출을 올리는 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차 회장은 올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올해 처음으로 발표한 ‘2015년 베스트 퍼포밍 코리안 최고경영자(CEO)’ 1위에 오른 것이다.

차 부회장은 “직원들의 설익은 아이디어도 다듬고 격려해 창의적 아이디어로 발현시키는 치어리더(Cheer Leader)가 CEO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차 부회장은 올 한해 중국 현지에서 고급화장품 브랜드 ‘후’의 VIP마케팅 등으로 고급화 전략을 추진해 ‘K-뷰티’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강화했다. 후는 국내 주요 면세점, 중국 티몰, 타오바오몰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차 부회장은 올해 11월 LG그룹 임원인사에서 유임이 결정됐다. 이로써 차 부회장은 내년까지 12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게 됐다.

그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차 부회장은 뉴욕주립대 경영학과(회계학 전공)와 코넬대 경영대학원 석사(MBA)를 졸업하고 미국P&G에 입사했다. 그뒤 한국P&G사장, 해태제과 사장을 거쳤다.

그는 외부 출신임에도 10년이 넘도록 LG생활건강의 규모와 내실을 다져왔다.

  차석용 '영광' 권오준 '고난', 2015 전문경영인 명암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7월16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쇄신 실천다짐 선서를 하고 있다.

◆ 권오준, 고난의 한해를 보내다


권오준 회장은 2015년을 무거운 마음으로 맞이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주가하락과 신용등급 강등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철강업황 역시 여전히 어두웠다.

권 회장은 1월 신년사에서 포스코의 화두를 ‘재무적 성과 창출’로 내세웠다. 구조조정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구조조정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내며 군살 빼기에 나섰지만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런 만큼 올해 초부터 “올해도 계열사를 많이 팔겠다”며 구조조정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권 회장은 지난 4월 말 포스하이알의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부실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권 회장은 지난 5월 배수진을 치고 포스코의 전면적 경영쇄신에 나섰다.

포스코는 당시 업황불황에 따른 실적악화는 물론이고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작된 검찰수사로 안팎으로 흔들리던 상황이었다.

권 회장은 전 계열사 대표의 일괄사표를 받으며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꾸렸다.

포스코는 당시 “사즉생의 각오로 경영쇄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권 회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예상보다 길어진 검찰수사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의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권 회장의 리더십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 5월 말 포스코가 구조조정 방안의 하나로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가스전 매각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병일 당시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사태는 포스코의 구조조정을 이끌던 조청명 가치경영실장이 경질되고 전병일 전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일단락됐다.

권 회장은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꾸리고 두 달이 지난 7월15일 고강도 경영쇄신안을 직접 발표했다. 계열사를 2017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포스코의 구조조정은 3분기 들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3분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포스코건설 지분을 매각해 1조2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자회사 매각과 계열사 간 합병도 이어졌다. 포스코는 3분기에만 저수익 사업법인 9곳에 대한 매각과 청산을 끝냈다.

포스하이알은 지난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 포스코 계열사가 파산하는 것은 포스코가 1968년 창립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는 최근 포스하이메탈도 흡수합병했다.

권 회장은 올 한해 포스코 주주들로부터 숱한 비난을 들었다. 포스코 주가가 역대 최저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며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기 때문이다.

포스코 주가는 1년 사이 반토막났다. 포스코 시가총액도 올해 초 5위에서 20위까지 추락했다.

권 회장이 포스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분기배당제와 임원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역부족이었다.

권 회장은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주가 부양의지를 내비쳤다. 주주들에게 직접 사과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업황불황에 따른 실적악화, 포스코의 발목을 잡는 부실 계열사, 8개월 가까이 이어진 검찰수사 앞에서 포스코 주가는 속수무책으로 떨어지기만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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