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호성 하나은행장의 성장 키워드로 ‘해외’가 주목된다. 하나은행은 미국과 유럽에 추가 거점을 마련하고 해외 영업망을 더욱 촘촘히 구성했다. 국내에서는 외국인 고객 대상 서비스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이 행장은 하나카드에서 트래블카드(해외이용 특화카드) ‘트래블로그’ 신화를 써낸 인물로 평가된다. 하나은행의 해외사업과 외국인 특화 서비스에서도 성과를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해외 영업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낸다. <하나은행> |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 행장이 유럽과 미국이라는 글로벌 시장 주요 지역 네트워크를 탄탄히 하면서 영업 확장 구상을 내보이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하나은행은 24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지점을 열었다. 브로츠와프 지점은 하나은행 유럽 신규 거점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기존에는 영국(지점), 독일(법인), 프랑스(지점), 네덜란드(지점), 헝가리(사무소), 체코(현지법인자지점)에 유럽 거점을 두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폴란드까지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구성한 것이다.
유럽 영업을 총괄하는 영국 런던지점, 독일법인 독일KEB하나은행과 협력해 중동부 유럽 지역 영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하나은행의 해외 영업 네트워크 확장은 올해 미국에서도 이뤄졌다.
하나은행은 8월 미국 법인 하나은행USA 로스엔젤레스(LA)지점을 열었다. 하나은행USA(옛 브로드웨이내셔널은행)가 하나은행에 인수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개설한 지점이다.
뉴욕지점, 플러싱지점 등으로 이어지는 미국 동부 지역 공략 라인에 더해 서부 라인을 강화한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단순한 물리적 채널 확장을 넘어 현지화 전략에 맞춘 ‘손님 중심 경영’ 전략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전 세계 주요지역에서 지속적 네트워크 확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안으로 인도에서도 2개 지점을 새로 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행장이 해외 거점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인데, 이 같은 확장 전략에 힘입어 해외사업 실적 확대를 이끌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하나은행에게 해외사업 성장은 중요하다.
하나은행은 과거 외환은행을 합병해 탄생한 만큼 해외사업에서 네트워크와 노하우라는 남다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경쟁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해외사업 공세도 만만치 않다.
하나은행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해외사업의 실적 기여도도 적지 않다. 2025년 상반기 해외법인과 해외지점, 지분법 투자까지 포함한 해외사업 실적은 2500억 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순이익은 2조851억 원이다. 해외사업이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 행장의 해외사업 전략에 기대가 큰 배경에는 하나카드 사장으로 일하던 시절 이 행장이 보여준 성과도 있다.
▲ (왼쪽부터)이장하 LG에너지솔루션 법인장, 이진수 하나은행 폴란드지점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태준열 주폴란드 대한민국 대사, 안나라다 하나은행 폴란드지점 부지점장이 23일(현지시각)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개점식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나은행> |
이 행장은 하나카드에서 해외이용특화카드 ‘트래블로그’로 성공신화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행장은 1992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뒤 강남·서초영업본부장, 중앙영업본부장, 영남영업그룹장, 영업그룹장 등을 지냈다. 2023년부터는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코로나19 앤데믹과 맞물려 해외이용 특화카드 시장은 급성장했다. 하나카드는 시장을 선점했고 그 뒤로도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업계 1위 지켰다.
‘해외’라는 키워드 안에서 이 행장의 시선이 국외만을 향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외국인 고객 공략에 공을 들인다.
하나은행은 오랜 기간 ‘하나EZ’ 앱을 필두로 외국인 고객 대상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해도 상품과 서비스 확대를 지속하면서 경쟁력을 키운다.
23일에는 앱에서 실시간 다국어 채팅상담을 제공하는 ‘하나EZ 다국어채팅상담 서비스’를 내놨다. 9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것으로 시작해 향후 16개국 언어로 확대한다.
8월 외국인 근로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 ‘하나 외국인 EZ론’을, 5월 외국인 고객에 우대금리를 주는 ‘하나더이지 적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외국인 손님의 금융 수요에 부응하는 맞춤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