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 국민들의 압도적 요청을 받아 이름지은 차 ‘쌍트로’를 출시한다.
구영기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은 인도 국민의 '드림카'로서 높은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쌍트로의 부활이 흥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22일 오토카인디아와 인디아카뉴스 등 인도 현지언론에 따르면 현대차가 23일부터 인도 현지 전략형 경차 ‘신형 쌍트로’를 판매하기 시작한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쌍트로를 내놓는 것은 구형 쌍트로를 단종한 뒤 약 3년9개월 만이다.
현대차는 신형 쌍트로를 해치백 모델로 출시한다. 해치백은 승용차 형태를 유지한 채 객실과 트렁크의 구분을 없애고 뒷문이 위로 열리는 차량을 말하는데 실용적 디자인을 선호하는 인도 현지인들의 취향을 고려했다.
현재 인도에서는 경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신규 환경 규제와 새 안전 기준을 도입하면서 생긴 현상인데 이에 따라 쌍트로가 높은 인기를 끌 가능성이 크다고 인도 현지언론은 바라본다.
현대차가 이미 진행한 사전예약 단계에서부터 쌍트로의 흥행 조짐이 엿보인다.
파이낸셜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현대차가 10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사전예약에서 모두 1만4천 대 이상이 가계약됐다. 신형 쌍트로의 내부 제원과 관련한 세부 사항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낸 성과라는 점에서 이례적 호응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가 쌍트로의 인기를 출시 이후에도 계속 유지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현대차에게 갈수록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주요 판매 시장이었던 미국과 중국에서 고전하면서 자동차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인도를 글로벌 판매량을 견인할 대안으로 여겨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올해 인도를 두 차례나 방문해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까지 했을 정도다.
▲ 현대자동차의 인도 현지 전략형 경차 '쌍트로'. |
많은 인도 국민들이 신차 이름을 과거 인기 모델이었던 쌍트로로 그대로 유지해달라고 현대차에게 직접 요청했을 만큼 쌍트로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응은 뜨겁다.
구 본부장은 최근 오토카인디아와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인도 국민들을 대상으로 신차 작명 콘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참가자의 67%가 신차의 이름을 쌍트로로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며 “이 결과는 쌍트로가 인도에서 매우 좋은 차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쌍트로는 현대차와 인도 국민 모두에게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현대차는 1998년 9월 인도 첸나이 공장을 처음 가동할 때부터 2015년 1월까지 17년 동안 쌍트로를 현지 생산해 판매했다. 이 기간에 인도에서 팔린 쌍트로는 모두 132만2355대로 현대차가 인도에서 판매한 차량의 37%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쌍트로 신화’에 힘입어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2위 자리를 굳건히 다지게 됐다.
인도 국민들은 과거 구형 쌍트로가 한창 판매될 때 '가족용 첫 차' '돈을 벌면 생애 처음으로 구입하고싶은 차' 등으로 부를 정도로 호감을 나타냈다.
구 본부장도 오토카인디아와 인터뷰에서 이런 일화들을 소개하며 “쌍트로는 오늘날 인도에서의 현대차를 존재할 수 있게 만든 차량”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과거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점이 쌍트로 판매 흥행 여부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쌍트로의 경쟁차종으로는 비슷한 크기의 인도 타타자동차 ‘티아고’와 르노자동차의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크위드 1.0 등, 마루타스즈키의 셀레리오 등이 꼽힌다.
인도 현지기업인 타타자동차가 생산한 자동차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쌍트로가 과거의 흥행 신화를 다시 쓰기가 쉽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구 본부장은 신형 쌍트로에 첨단 커넥티비티(연결) 기술과 인포테인먼트 기술 등을 적용했고 차량의 폭 등을 넓혀 내부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상품성을 많이 개선한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몰릴 것으로 기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