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인기차 티구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디젤 게이트의 상처를 극복하고 있다.
3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주력 차종인 티구안 판매에서 순항하면서 수입차시장의 강자 자리를 빠르게 되찾아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티구안은 올해 5~8월에 모두 6033대 팔렸다. 월 평균 1500대씩 팔리는 것인데 이는 국내 수입 인기차종인 BMW 520d나 아우디 A6 등과 비교해 월간 판매량이 50~70%가량 많은 것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5월부터 국내에서 판매하는 티구안은 2016년에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 판매된 모델이다.
그동안 디젤 게이트 때문에 판매 정지 처분을 받아 한국 출시가 늦어져 뒤늦게 내수시장에 투입됐는데도 불구하고 출시 한 달 만인 6월에 수입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르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량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티구안은 2014년과 2015년 연속으로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른 차종이다.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높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이지만 유독 한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티구안을 다시 출시하면서 국내 소비자의 수요를 반영하는데 애를 썼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티구안 라인업에 도심형 SUV를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를 반영해 전륜구동 모델을 추가했는데 이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
9월까지 판매된 티구안 차량 가운데 75%가량이 전륜구동 모델일 만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전륜구동 방식은 잘 미끄러지지 않는 동시에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사륜구동 방식과 비교해 연비가 높아 경제적이다.
또 실내와 트렁크 공간을 확대한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라인업에 추가하는 등 모두 5가지 트림(자동차의 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을 출시해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한 점도 티구안의 판매 인기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본형 모델인 티구안 2.0 TDI을 구매하려는 고객은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적용받아 3천만 원대 후반에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생산하는 투싼과 스포티지, 쏘렌토 등과 비교해 가격이 1천만 원가량 비싸지만 수입차 프리미엄과 성능 등을 감안할 때 가격이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티구안 판매에 힘입어 수입차시장에서 디젤 게이트 이전에 보였던 위상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차량 브랜드인 폴크스바겐은 1~8월에 국내에서 각각 8715대 팔렸다. 폴크스바겐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한국토요타코리아의 뒤를 이어 수입차 판매량 4위에 올랐다.
2017년 판매가 중단돼 한 대도 팔지 못했는데 판매 재개를 본격화한지 반 년도 안돼 수입차 판매량 상위권에 오른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디젤 게이트 논란이 한창 진행됐던 2015년에 국내에서 모두 3만5778대를 팔아 수입차 판매량 3위에 오르는 등 수입차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했는데 앞으로 티구안 이외의 신차 출시도 본격화해 예전 입지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