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와 무선 이어폰 등 주요 웨어러블 기기를 새 브랜드로 내놓으며 세계 웨어러블시장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이 '애플워치'와 '에어팟' 시리즈를 실적에 안정적으로 기여하는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데 성공하자 삼성전자도 서둘러 추격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 삼성전자 '갤럭시워치'와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
전자전문매체 와이어드는 1일 "삼성전자 갤럭시워치는 충분히 소비자 눈길을 끌 만한 제품"이라며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8월 기존의 스마트워치 '기어S' 시리즈 대신 갤럭시워치라는 새 제품을 내놓았다. 운동량 측정 등 건강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9월 말 유럽에서 '삼성버즈'라는 이름으로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나타난 새 웨어러블 기기도 이른 시일에 출시돼 삼성전자의 웨어러블사업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버즈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의 음향기술을 활용하고 인공지능 음성 서비스 빅스비를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의 고급 무선 이어폰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판매하던 무선 이어폰 '기어아이콘' 시리즈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브랜드를 갤럭시워치로 바꿔낸 것과 같이 무선 이어폰도 삼성버즈로 완전히 새로 재편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애플의 에어팟과 본격 경쟁하는 구도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에어팟과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시장에 선보인 지 수년만에 실적에 의미있게 기여하는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애플이 2016년 처음 출시한 무선 이어폰 에어팟은 159달러에 이르는 비싼 가격에도 올해 2600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올리며 판매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에어팟은 출시 초반에 생소한 제품이라는 혹평을 받았지만 이른 시일에 팀 쿡 CEO 시대 애플에서 최고의 성공작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애플이 최근 아이폰XS와 함께 공개한 '애플워치4'는 최초로 사용자 추락 감지 기능과 심전도 측정 기능 등을 탑재해 다른 스마트워치와 확실히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자전문매체 맥루머에 따르면 밍치궈 TF시큐리티 연구원은 애플워치4의 판매 호조를 예상해 올해 애플워치 연간 판매량 추정치를 기존 1800만 대에서 최대 1950만 대로 높여 잡았다.
애플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사업이 애플 실적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애플이 2분기에 애플워치와 '에어팟' 등 주변기기로 올린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37% 급증했다.
스마트폰시장은 완연한 침체기에 접어든 반면 애플워치와 에어팟의 신규 수요는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애플은 세계에 널리 퍼진 아이폰 사용자를 애플워치와 에어팟의 잠재 수요층으로 확보해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이폰에만 연동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쉽게 다른 업체의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생태계 강화 효과도 있다.
삼성전자도 애플보다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이 크게 앞서고 있어 비슷한 효과를 노릴 수 있지만 웨어러블사업에서 아직 경쟁력 확보에 고전해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 홈페이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4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와 무선이어폰 브랜드를 재편해 웨어러블사업을 재정비한 만큼 애플워치와 에어팟을 따라잡는데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갤럭시워치를 처음 공개하면서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기기에서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선택권과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