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솔루션이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 재편 과정에서 또다시 수백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의 중심에 있는 회사로 지난해부터 숨 가쁘게 이어지고 있는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 현금 보유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
▲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 |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의 합병에 따른 태양광사업 재편으로 500억 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11일 한화첨단소재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한 뒤 한화그룹 계열사의 한화큐셀코리아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의 합병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화첨단소재는 유상증자를 통해 5028억 원을 마련하는데 이 가운데 633억은 시설자금, 나머지 4395억은 한화큐셀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 쓴다.
한화큐셀코리아의 지분은 한화종합화학과 한화, 한화케미칼, 에이치솔루션 등 4개 계열사가 각각 50.2%와 20.4%, 19.4%, 10.0%씩 나눠 들고 있다.
한화첨단소재는 한화케미칼이 보유한 19.4%를 제외한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방식으로 한화큐셀코리아와 합병한다. 한화첨단소재는 한화케미칼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한화케미칼의 지분은 살 필요는 없다.
한화첨단소재의 인수자금 4395억 원을 나머지 세 계열사의 지분대로 나누면 에이치솔루션은 544억 원을 확보하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큐셀코리아의 기업가치가 다소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의 핵심은 한화큐셀코리아의 적정 가치”라며 “합병 교부금을 감안하면 한화큐셀코리아의 가치는 5456억 원가량으로 산정된 것으로 보이는데 적정가치라고 생각되는 4천억 원보다 다소 과다하다”고 바라봤다.
손 연구원은 나스닥에 상장된 태양광업체인 진코솔라(Jinco Solar)와 비교해 한화큐셀코리아의 적정가치를 4천억 원으로 추산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큐셀코리아의 가치가 높게 매겨질수록 지분 매각을 통해 더 많은 현금을 쥐게 된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김승연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로 2017년 10월 한화S&C가 물적분할해 생겨는데 최근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 매번 등장하며 현금 자산을 늘리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8월 한화시스템 지분 11.6%를 처분해 93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앞으로 한화시스템의 남은 지분 14.5%마저 처분하면 최소 1200억 원의 현금을 더 확보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이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가 높아진 뒤 매각을 하면 기업공개(IPO) 흥행여부 등에 따라 1200억 원이 수천억 원으로 변할 수도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은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현금은 앞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2017년 말 연결기준으로 4천억 원대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2018년 결산이 되지 않은 만큼 에이치솔루션의 현금 자산이 정확히 얼마인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연결기준으로 5천억 원 내외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