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연임을 할 수 있을까?
고 사장은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업계에서 유일하게 수주목표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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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
고 사장의 연임가도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고 사장의 교체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고 사장이 좋은 실적에도 입지가 불안한 것은 주인 없는 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11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르면 2월 말 이사회를 연다. 이 이사회에서 고재호 사장의 연임을 비롯해 교체될 경우 후임 사장후보를 결정한다.
고재호 사장은 2012년 취임해 3월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고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고 사장이 조선업황 부진에도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등 비교적 회사를 잘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49억 달러 수주고를 올려 수주목표 145억 달러를 초과달성했다. 경쟁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수주부진에 시달린 것과 대조적이다.
고 사장은 노조와 관계도 원만한 편이다. 고 사장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해를 넘긴 것과 달리 지난해 8월 일찌감치 임단협을 타결했다.
고 사장이 지난해 10월 국감에 출석하게 되자 노조 위원장이 출석을 취소해달라고 청원서를 제출하는가 하면 지난달 실적 초과달성을 축하한다며 고 사장에게 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대우조선해양 이사회에 고 사장 후임 인선 안건이 상정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 사장이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후임 사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몇몇 부사장들의 이름도 거명됐다.
조선업황의 어려움 속에서도 선방한 실적을 거둔 고 사장이 교체되는 일은 이례적이지만 이상한 일도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주인없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지분 31.5%를 보유하고 있어 공기업적 성격이 강하다. 금융위원회와 국민연금공단도 지분을 각각 12.2%, 8.1%씩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적과 관계없이 정부와 산업은행 뜻에 따라 사장이 교체돼 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고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유임이든 교체든 사장 인선 안건은 이사회에 올라가야 한다”며 “안건 제출만으로 고 사장이 유임되거나 교체되거나 하는 등 어느 쪽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사장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야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사회를 애초 13일 열 것으로 알려졌으나 2월 말에 열기로 했다.
고 사장 교체설이 나오는 것은 외풍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을 보여준다. 실적이 부진하면 교체에 대한 논란이 적을 텐데 오히려 실적이 좋아 더욱 교체설에 민감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11일 1만8650원으로 전일 대비해 1.84% 하락했다. 고 사장 교체설이 알려진 뒤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