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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 CEO 맞은 한국GM, 앞날이 어둡다

주은아 기자 orchidjoo@businesspost.co.kr 2013-12-18 16: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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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 CEO 맞은 한국GM, 앞날이 어둡다  
▲ 한국GM 군산 공장.
한국GM의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지난 16일,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임직원 1400여명과의 웹채팅을 통해 “2014년 1분기 내 사무직에 한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에 이은 1년 3개월여 만의 구조조정이다.

구조조정의 불안은 지난 5일, GM이 2년 내에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한다고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한국GM은 생산 물량의 90% 정도를 수출하는 해외생산기지의 역할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GM 본사의 글로벌 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다. 유럽에 판매되는 GM 쉐보레의 90% 이상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었으며, 지난해 한국GM은 연간 총생산량 80만대 중 23.3%에 달하는 18만6천대를 유럽에 수출했다. 자동차업계 리서치 회사 IHS는 2015년에는 GM이 총생산량의 20% 가까이를 감축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국내 생산량이 줄어들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뒤따랐다. 정종환 한국GM 노조위원장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생산물량 축소로 인한 희망퇴직과 구조조정에 대한 유언비어가 있다”며 “하지만 희망퇴직은 GM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사안이 아니고 반드시 노사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한국GM지부도 10일 성명을 내고 “GM의 유럽 시장 쉐보레 철수 결정이 구조조정 등 고용불안의 요인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일방적인 구조조정 의도가 포착되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퇴직 발표 이후 노조 측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구조조정의 대상이 사무직에 그치지만, 생산직까지 파장이 번질 가능성도 있다. 메리 바라 글로벌 제품개발 부사장이 내년 1월 15일 GM의 신임 CEO로 취임할 예정이다. 그녀의 장기는 ‘절감’이다. 제조부장 당시에는 3개의 소형차 엔진 생산 라인을 1개로 통합하는 과정을 본래 예정보다 3년이나 단축된 1년 안에 해냈으며, 제품개발 부사장으로서는 한 차량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임원을 3명에서 1명으로 줄여 효율화를 꾀했다. 또한 그녀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GM의 글로벌 인적자원부 부사장이었다. 당시 GM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바라가 공식 취임한 뒤 내년 1분기에 GM의 글로벌 사업은 크게 재편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바라의 취임을 앞두고 GM은 본격적으로 몸 가볍게 하기에 나서고 있다. GM의 호주 법인 홀든은 전면 철수가 예정되어 있으며, 유럽에서 수익성이 낮았던 쉐보레 브랜드도 철수한다. 한국GM 내부에서는 다음이 한국의 차례일 것이라는 관측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특히 최근 전영철 부사장이 인사 및 노무 분야의 업무를 맡아 캐나다 법인에서 한국GM으로 복귀하자 술렁임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그가 호샤 사장의 후임이라는 설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GM이 2002년 대우차를 인수한 뒤 한국인 임원을 계속 줄여왔기에, 만일 전영철 부사장이 실제로 사장으로 취임한다면 본사가 한국GM의 규모를 본격적으로 축소시키겠다는 방침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했다.
 
한국GM 생산직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인천, 군산, 창원 등의 지역 경제 역시 영향을 받는다. 현재 한국GM에는 약 1만 5천여 명이 직접 고용되어 있다. 거래하는 국내 부품업체는 약 200여 곳이다. 하청업체 및 협력업체의 규모까지를 고려하면 GM 본사의 결정이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호주 언론매체 크릭키는 바라 부사장은 GM의 유럽 및 한국 지사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해 왔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GM본사가 한국GM에게 쉐보레 크루즈 후속모델 생산을 맡기지 않기로 한 결정 등이 바라에게서 나왔다면, CEO로서 GM본사의 당면 과제인 비용절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바라가 내년에 한국GM을 상대로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 수도 있다. GM 본사에서는 한국GM의 향후 행보에 대해 공식적인 코멘트를 내놓지 않았지만, 로이터통신은 본사 임원진들이 앞으로 한국 의존도를 최소화하려는 의향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GM 관계자는 “군산공장 폐쇄나 매각설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GM은 한국에서 철수할 계획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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