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폴크스바겐의 골프가 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자동차 i30를 누르고 준중형 해치백부문 최다판매 모델로 등극했다.
수입차가 특정 차급부문에서 연간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입차의 국내시장 영향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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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더 뉴 i30 |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신형 i30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준중형 해치백 시장에서 폴크스바겐 골프가 현대차 i30를 제치고 연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골프와 i30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각각 7238대와 6644대가 팔렸다.
골프는 폴크스바겐 대표모델로 40년 전통을 자랑한다. 골프는 가격이 2100만~3천만 원대로 i30보다 1천만 원 가량 비싸다. 하지만 리터당 18.9km에 이르는 높은 연비와 주행성능을 앞세워 국내시장 출시 10년 만에 차급별 최다판매 모델에 올랐다.
수입차가 국내시장에서 차급별 연간 최다판매 모델에 오른 것은 기록이 집계되기 시작한 뒤 처음이다.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수입차는 모두 19만6359대가 팔렸다. 2013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25.5%나 증가한 것이다.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 6.92%에 불과했던 수입차 점유율은 지난해 14.2%까지 뛰어올라 5년 사이 2배 이상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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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크스바겐코리아 골프GTi |
업계 관계자들은 40대 이하 젊은 구매층 사이에 이른바 ‘나를 위한 소비’ 풍토가 확산되면서 앞으로 수입차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는 이번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현대차는 2007년 i30를 국내시장에 출시한 이후 이듬해인 2008년에 3만127대를 팔았다. 하지만 그 뒤부터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1만 대도 팔지 못했다.
현대기아차는 수입차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수시장 점유율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내수시장 점유율 69.3%를 기록해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70% 밑으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연비를 대폭 끌어올린 신형 i30를 출시해 폴크스바겐 골프에 설욕을 벼르고 있다. 신형 i30의 연비는 리터당 17.8km로 골프의 18.9km에 근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