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과 두산엔진이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외부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다.
두산그룹은 그룹내 골칫거리인 계열사의 재무부담을 낮추기 위해 대표이사에 재무 출신들을 전면 배치했는데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외부에서 해답을 찾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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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철 두산엔진 사장 |
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과 두산엔진이 국내 회계법인에 재무컨설팅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실적개선을 위해 외부의 객관적 의견을 참고하기 위해 재무컨설팅을 의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룹 차원에서 수억 원의 돈을 들여 외부에 재무컨설팅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두산그룹의 재무상황은 경고등이 켜진지 오래다.
두산그룹 내부적으로도 재무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자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몇 년 전부터 재무 건정성이 악화되자 재무 출신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웠다. 두산건설과 두산엔진은 그런 대표적 계열사다.
양희선 두산건설 사장은 두산중공업 재무관리부문과 두산인프라코어 재무관리부문장을 거치며 재무관리 경험과 역량을 인정받아 2013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양 사장의 전임인 최종일 전 사장 역시 두산중공업 재무관리책임자와 두산 관리부문장을 역임한 재무통이었다.
여기에 송정호 두산건설 부사장도 재무부문을 두루 경험하고 2007년부터 두산건설 재무관리책임자를 맡고 있는 재무 전문가다.
두산그룹에서 가장 재무 위험이 높은 두산건설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무 전문가들로 경영진을 구성한 셈이다.
두산엔진 역시 마찬가지다.
김동철 사장은 두산중국투자유한공사 법인장을 맡아 중국사업을 관리한 재무관리 전문가다.
2011년 두산엔진 증시 상장을 이끌었던 조남석 부사장이 CFO로 재직중이다. 장명호 두산중공업 재무관리부문장과 경리팀장 출신인 김정권 상무까지 사외이사를 제외한 등기임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하고 전부 재무라인이다.
그러나 재무전문 경영진들에 대한 기대에도 두산건설과 두산엔진 재무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두산엔진은 2011년 매출 2조 원을 넘겼으나 지난해 3분기까지 5900억 원에 그쳐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 기간에 영업이익은 2994억 원에서 적자전환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두산엔진 지분 8.06% 전량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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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희선 두산건설 사장 |
두산건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두산건설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2011년부터 유상증자와 상환전환우선주 인수 등 1조4900억 원을 두산건설에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두산건설은 이 기간 동안 내내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산건설의 경우 올해도 2천억 원 이상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두산건설 유동성위기가 두산중공업 발목까지 잡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산그룹이 외부 재무컨설팅을 추진하는 만큼 컨설팅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미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데 인력감축이 두산그룹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