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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 앞날 혼돈 속으로, 매각도 감원도 모두 안갯속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8-08-06 1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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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 앞날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이 13일 열리는 1차 관계인 집회에서 수출입은행 등 채권자를 대상으로 매각 추진 계획을 설명한다.
 
성동조선해양 앞날 혼돈 속으로, 매각도 감원도 모두 안갯속
▲ 성동조선해양 도크.

성동조선해양은 9월 인수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의향서를 받고 10월 본입찰, 11월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12월 초 2차 관계인집회를 열어 회사 매각을 최종 승인받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동조선해양은 글로벌 조선업황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데다 도크가 크고 최신식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앞으로 10년 동안 선박 건조 수요가 연 평균 7200만GT(총톤수)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선박 발주가 5100만GT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성동조선해양은 194만4천㎡(약 59만 평) 규모의 야드에 8만 톤급 플로팅도크, 골리앗크레인 4기를 갖추고 있다. 야드 규모는 현대미포조선이나 STX조선해양보다도 훨씬 크다. 

성동조선해양은 최신식 도크를 갖춘 데 힘입어 과거 조선업황이 좋았던 2006~2007년 매출 기준으로 세계 조선사 가운데 8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성동조선해양이 무사히 새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일 것으로 보인다. 

성동조선해양의 청산가치가 7천억 원으로 존속가치 2천억 원보다 세 배 이상 많기 때문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가 인수합병 절차를 밟을 때는 매각가격이 청산가치보다 1원이라도 더 높아야 한다. 

하지만 조선업황이 아직 완연한 회복기에 접어들지 못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같은 대형 조선사도 적자늪에 빠져있고 대우조선해양도 여전히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7천억 원을 넘게 주고 성동조선해양을 살 기업은 많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더욱이 성동조선해양 노사는 인력 구조조정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회사는 매각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전에 희망퇴직과 정리해고 등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성동조선해양의 현재 인력은 9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100여 명만 출근해 전력과 가스 등 필수설비를 유지보수하고 있다.

회사는 운영에 필요한 필수인력을 400명 수준으로 판단한다. 매각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3분기 정도에 약 500명의 직원들이 짐을 싸야 할 수도 있다.  

반면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매각 추진과 관련해 고용승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박경태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회사가 선제적으로 대량해고를 해야 상품가치가 높아진다는 불확실한 논리를 펴고 있다"며 "회사를 사겠다는 기업은 노조와 협의해 고용승계를 하겠다는 약속이나 협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기성 노조 지부장은 회사의 정리해고 움직임에 맞서 7월에 23일 동안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 속도가 더딜수록 고정비 부담도 무거워져 그만큼 생존 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며 “매각작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존 기한을 하루라도 늘리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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