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이 브랜드 인지도 높이기에 고전해 선박을 늘릴 적기를 놓칠 수도 있다.
SM상선은 해양진흥공사 출범으로 선박을 늘릴 기회를 만났지만 충분한 화물 수요를 유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새 선박 건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SM상선에 따르면 해양진흥공사에 새 선박 건조의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해양진흥공사의 출범을 앞두고 국내 해운사들로부터 새 선박 건조의 수요를 조사했다. 해양진흥공사가 출범한 뒤 새 선박 지원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SM상선은 해양진흥공사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SM상선 관계자는 “운영하는 노선 전부에 선박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선박을 추가 확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며 “확정되진 않았지만 현재 새 선박 발주 계획을 세워놓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SM상선은 5월 미국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를 기항하는 미주 서안 노선을 추가 개설한 만큼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SM상선은 미주 동안 노선을 개설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SM상선이 미주 동안 노선을 개설하는 것은 미주 노선의 전문성을 화주들에 내세우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 만큼 미주 서안 노선에서 화물 유치를 늘리는 데도 유리하다.
지난해 말 현대상선이나 짐라인 등과 협력해 미주 동안 노선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개설하지 못했다.
SM상선이 선박을 확보해도 선박을 채울 화물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파악하고 선대 확장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양진흥공사 지원을 받더라도 SM상선이 새 선박을 확보하면 부채가 늘거나 이자비용이 늘어난다”며 “SM상선은 화물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있는 만큼 새 선박 발주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M상선에 필요한 것은 새 선박 지원이 아니라 항만 장비나 컨테이너 등 설비 지원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M상선은 출범한지 2년이 지나지 않은 신생 해운사인 만큼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화물 유치를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M상선은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TV광고를 내보내는 등 영업망을 넓히기 위해 힘을 쏟아 왔지만 인지도를 높이는 데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SM상선은 올해 6월 미주 서안 노선에서 물량 2만7153TEU를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동량이 지난해 6월보다 4.4% 줄었다.
SM상선은 해양진흥공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선박을 늘릴 적기에 놓여있다.
또 새 선박 건조 가격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는 만큼 SM상선이 규모를 키울 적기를 놓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컨테이너선 건조 가격은 최근 16주 동안 지속적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8월3일 기준 8500TEU급 컨테이너선 건조 가격은 8750만 달러로 지난해 8월4일보다 5.4%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