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
단기 차입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부채비율도 나빠지고 있기 때문인데 올해 들어 현금성자산이 증가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일 대우건설 관계자는 1조6천억 원에 이르는 단기 차입금 사용처를 놓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사업을 운영하는 데 활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2017년 11월9일과 2018년 2월8일, 3월7일, 7월13일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유동성 확보를 위한 기업어음을 발행했다.
이에 따라 단기 차입금은 8개월 동안 8760억 원에서 1조6278억 원으로 8천억 원가량 늘었다. 2017년 대우건설 영업이익이 429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차입금 증가 수준이 상당히 높고 속도도 빠르다.
부채비율도 2017년 말 기준 285.3%에서 올해 상반기 327.9%로 42.6%포인트 나빠졌다. 올해부터 회계기준이 변경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부채비율이 5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다.
2018년 상반기 대우건설을 제외한 5대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은 삼성물산 96%, 현대건설 117.3%, GS건설 277.1%, 대림산업 134.7%다.
대우건설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2019년 3월31일까지 갚아야 하는 차입금만 1조8594억 원에 이르는데 해외 플랜트에서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낸 탓에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우건설 플랜트부문 매출총이익률은 -1%를 나타냈다.
대우건설은 2018년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9639억 원, 영업이익 1617억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34.2% 줄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 26.4% 감소했다. 영업이익에서 금융비용과 수익비용 등을 제외한 순이익은 3225억 원에서 1981억 원으로 38.5% 급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대우건설 매각이 무산된 이후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차입금의 단기 상환 또는 차환 부담이 높은 수준이라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해외 플랜트 원가율 안정화와 이익률의 변동성 축소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익 규모보다는 신뢰도 회복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금성 자산이 늘었고 베트남에서 사업과 토목사업 등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지나친 우려는 자제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대우건설 현금성 자산은 올해 상반기에 5171억 원에서 8988억 원으로 2017년보다 73.8% 증가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베트남에서 4차 빌라 분양이 3분기로 예정되어 있고 아파트 600세대도 하반기에 분양될 것”이라며 “나이지리아와 보츠나와, 필리핀 등에서 추가 수주 가능성이 있고 GTX-A노선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부진했던 토목부문의 수주도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유동성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