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올해 서울 강남에 잇따라 문을 열면서 서울 강남권에만 시내면세점이 2곳에서 4곳으로 늘어난다.
유통 '빅3'인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롯데월드타워와 스타필드코엑스몰, 센트럴시티 등 강남에서 손꼽히는 상권에 면세점을 열면서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
12일 신세계DF에 따르면 18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문을 연다. 2016년 12월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딴 지 1년 반 만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11월 문을 연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센트럴시티 중심에 전체 면적 1만3500㎡ 규모로 들어선다.
신세계DF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신규 시내면세점 가운데 가장 빨리 시장에 안착한 만큼 강남점의 성공 역시 자신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과 함께 국내 면세점업계 3강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신세계DF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연 지 1년여 만에 분기 기준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롯데면세점이 철수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1구역과 DF5구역을 모두 차지하는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신세계백화점 명동점에 위치해 백화점과 면세점이 모두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둔 만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역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받는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신세계면세점과 마찬가지로 백화점과 붙어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에 들어선다. 영업면적은 1만4005㎡(4244평) 규모 수준이다.
현대백화점이 신세계백화점과 2위를 다투는 전통의 유통강자인 만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상품구색 측면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면세점 모두 강남권을 대표하는 상권에 들어서 입지도 좋은 편이다.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서는 센트럴시티 일대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지하철역,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근접해 있어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 명에 이른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주변은 코엑스와 스타필드코엑스몰, 인터콘티넨탈호텔을 비롯한 고급호텔, SM타운 등이 있어 중국인 개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현대백화점은 재수 끝에 시내면세점 진출에 성공했다. 백화점과 아울렛 등에 이어 시내면세점까지 손에 쥐면서 모든 유통채널을 확보해 롯데그룹, 신세계그룹과 함께 유통3강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면세점사업이 보수적 경영으로 유명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15년 만에 뛰어든 신사업인만큼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 강남에 있는 시내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코엑스점과 월드타워점 2곳뿐이다.
롯데면세점은 그동안 개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강남에서 사실상 면세점사업을 독점하고 있었지만 만만치 않은 경쟁자를 맞닥뜨리게 됐다.
특히 이번에 문을 여는 면세점들이 초반에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송객 수수료를 늘리고 프로모션을 강화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직선거리로 9키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두 곳 사이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있고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들어선다.
강남권 면세점들이 최근 면세점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 보따리상의 동선에서 다소 멀리 있다는 점은 면세점 모두에게 약점이 될 수 있다. 중국 보따리상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 있는 서울 명동 등 강북에 있는 면세점을 주로 찾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